원유-가스-광물 매장 세계 상위권
美, 中, 日, 英 주도권 싸고 쟁탈전
韓, 유연탄외 잠잠…장기투자 세워야
 
 

호주는 축복받은 자원의 나라다. 300개 이상의 광산에서 22종의 광물을 집중 생산하는데, 갈탄, 납 금홍석, 지르콘, 니켈, 은, 우라늄, 아연의 경제적 매장량(EDR)은 세계 최대이며, 안티몬, 보크사이트, 역청탄, 구리, 금, 산업용 다이아몬드, 철광석, 일메나이트, 리튬, 망간광석, 니오브, 탄탈럼, 텅스텐 및 바나듐 매장량도 세계 6위권 이내다.
 
 광물자원 외에도 원유, 천연가스(LNG) 등 주요 에너지 자원도 풍부한데, 원유는 35억 배럴로 세계 매장량의 0.3%, 천연가스는 2%를 차지한다. 호주의 자원개발 정책과 외국 기업 진출사례, 우리 기업의 현주소, 진출전략 등을 멜버른 무역관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 민간 중심의 개발정책=광산업은 호주 제1의 산업으로(GDP의 7%, 수출의 58%), 호주 정부는 광산업의 지속 성장과 고용 확대를 위해 외국인 투자유치와 자원 세일즈 외교에 힘을 쏟고 있다. 호주의 자원개발은 대부분 민간 대기업이 상업적 목적에 따라 진행하고, 정부는 정책, 제도 인·허가 및 인프라 등을 지원한다. 자원을 놓고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실에서 이 같은 상업투자 정책은 호주 자원시장 진출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편, 자원개발에는 많은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정치·경제적 안정과 투명성이 매우 중요한데, 호주는 광업 선진국으로 안전성 측면에서 비교우위가 있다.

□ 외국 기업들의 각축=호주 외국인투자청에 의하면, 2008/2009 회계연도 기준 대 호주 전체 외국인 투자는 1667억 호주달러로 이 중 광업이 54% 이상이며, 주요 투자국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순이다.

중국은 2005년부터 호주 투자에 나섰는데, 광업부문에 집중돼 있다. 2008/2009년 호주 전체 투자액은 미국(40억 호주달러)이 중국(27억 호주달러)과 일본(22억 호주달러)을 앞서지만, 광업부문에서는 중국(26억 호주달러)이 미국(20억 호주달러) 및 일본(17억 호주달러)보다 우위다. 중국은 경제발전을 위해 자원확보가 절실한 상황으로 현재 추진 중인 중-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자원확보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일본은 일찍이 10~20년 후를 내다본 장기 투자를 한 결과,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호주 자원 시장에서 부동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츠이 상사는 매출액 기준 호주 20대 기업의 하나로 자리 잡았는데, 실적이나 시황에 관계없이 매년 일정 규모를 투자해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의 장기 투자의 대표적인 예는 서호주 로브 리버 철광석 사업으로 1962년 조사에 착수해 1972년 생산을 개시했으며 1984년에야 배당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미츠이 상사의 전체 수익에서 철광석 투자 수익비중이 매우 높아 ‘철광석 상사’로 불리기까지 한다.

□ 한국 기업의 현주소=우리 기업들도 최근 들어 자원개발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나, 경쟁국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작년 6월 기준 대 호주 자원개발 투자는 8개 광종, 43개 사업에 누적 투자액 19억2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1979년 대성산업과 현대종합상사의 트레이톤 유연탄 생산사업이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 전체 투자액의 32%를 차지하고 있다.광종별로는 유연탄이 전체 투자의 67%를 차지하며, 우라늄, 아연이 각각 6%, 동, 니켈이 각각 3%다.

사업 단계별로는 생산 81%, 개발 16%, 조사 3% 비율이며, 특히 생산단계의 경우 우리나라 전체 누적 투자액의 44%나 된다. 즉 우리나라 해외자원 개발 프로젝트 투자는 호주가 주를 이루며, 현재 우리 기업의 투자대상 중 성공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기업별로는 포스코가 호주 투자액의 33%로 1위이며, 고려아연, 광물자원공사 순이다. 3개사 합계 투자액이 전체 호주 투자액의 60%를 차지한다.

□ 진출전략 및 시사점=자원개발에 외국인 참여를 견제하는 국가들과 달리 호주는 적극적인 투자유치와 민간중심 정책을 구사하고 있지만, 한국은 수입에 의존하다가 중국, 인도 등 거대 수요국의 출현으로 자원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 수입만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 자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펀드 조성, 기업간 컨소시엄 구성 및 연계 인프라 기업과의 동반 진출 등의 방법을 고려해 볼 만하다. 또 자원개발은 리스크가 높고 조사-개발-생산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성공률 제고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한국 기업의 호주 내 자원개발 투자는 생산단계 프로젝트에 대한 단순지분 투자방식이 많은데, 자원개발 노하우를 전수받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형태의 투자방식이 요구된다. 일본이 호주에서 성공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투자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