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평균 8% 이상의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는 세계 물류시장은 최근 국가 간 FTA가 잇따라 추진되면서 그 규모를 더욱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기업의 해외 물동량을 대부분 해외업체가 전담하는 등 국내 물류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적은 것이 현실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물류시장에서 국내 물류업체의 점유율은 불과 2.1%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국내 물류업체들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무엇보다 규모의 영세성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한 때문이다.

세계 최대 물류업체인 DP DHL이 220여개국 854개의 해외 지사를 두고 있다. 반면 국내업체는 범한판토스가 35개국 83개 법인과 지사를 두고 있으며, CJ GLS와 글로비스가 각각 11개국 24개, 12개국 20개 해외지사를 두고 있는 정도다.

물류네트워크 규모가 작다보니 업무 처리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운송·보관·포워딩 등 기본 업무를 처리하는 것에 비해 DHL의 경우 금융·보험·부동산까지 원스톱 처리하며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물류 업무의 70%를 해외업체가 도맡아 처리했다. 지불한 비용이 3조원  가량인데 이중 2조원 이상의 달러로 해외업체들 배를 채워준 것이다.

해외 유출비용이 고스란히 국내기업 주머니로 들어와 상생하는 모양새를 보고 싶다.
 
한국은 교역규모 1조 달러를 눈앞에 두고 세계 9위권의 무역 강국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고 한-중-일-대만-홍콩 등 동북아 빅마켓의 중심에 있다. ‘물류일감’이 넘쳐나는데 제대로 소화를 못하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제조업의 비약적 발전에 걸맞는 물류업체의 성장이 아쉽다.

범한판토스는 LG전자와 동반 진출해 해외 네트워크를 늘려왔다. 국내 제조-물류업체의 짝짓기 진출은 윈윈적략 측면에서 바람직할 뿐 아니라 국익에도 좋은 모습이다. 

CJ GLS, 대한통운, 범한판토스, 글로비스 등 국내 대형 물류업체들은 올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모토로 여느 해보다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촘촘해 구축해, 힘들게 팔아서 번 돈 남 좋은 일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