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월에 국채만기 집중
국내경제엔 상대적 미약
자동차 수출은 타격예상
 
스페인이 국가 신용등급에 이어 은행권들도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을 당하면서 재정위기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30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무디스는 30개 은행 중 15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강등했고, 5곳은 3~4단계 떨어뜨렸다. 나머지 은행은 1단계씩 강등했다.
스페인 3대 은행인 방코산탄데르와 라 까샤, BBVA는 기존등급을 유지했다.
스페인 뿐아니라 포르투갈도 23일 의회가 재정 긴축안을 부결시키고 주제 소크라테스총리가 이에 책임을 져 사퇴하면서 포르투갈이 결국 구제금융을 받게 되고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재정위기의 재점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3월부터 남유럽국가들의 대규모 채권만기가 도래하고<도표참조>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의 CDS(Credit Default Swap)프리미엄이 급등하며 이들 국가의 재불안요소가 금융시장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7일 그리스 신용등급을 Ba1에서 B1으로 하향 조정했고 10일에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Aa2로 낮춘 바 있다. 또한 포르투갈은 2010년 초 4%대였던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 9일 기준 7.63%로 최고치를 기록하였고 올해 상반기에만 130억 유로의 만기도래 국채물량이 몰리면서 구제금융의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무디스는 “스페인 정부와 다수 취약한 은행에 대한 재정적 압박이 커졌다”면서“은행권 합병바람에 많은 소규모 지역은행의 시스템적 중요성이 줄어들고 유럽에서 전반적으로 은행들에 대한 지원환경이 약화되고 있다”며 등급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포르투갈 구제금융 여부는 이미 예상되고 있어 시장충격은 크지 않을 수도 있으나 스페인 역시 부동산 침체로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시장의 동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국채 만기가 집중된 3~5월에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만기도래 물량의 소화가 제대로 이루어질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은 줄어들 전망이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재부각 된다하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 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남유럽에 대한 채권규모와 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해당지역 및 대 유로지역 수출 둔화는 불가피하다. 대 남유럽 수출은 총 81억6000만달러(2009년 기준)로 한국 전체 수출의 2.2% 정도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등은 대유럽 수출 비중도 그다지 크지 않은 편(14.5%)이다.
하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예상될 뿐 아니라 민간소비 침체도 가중될 것으로 보여 이들 국가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타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유럽 재정위기는 일본 대지진 및 미국경제 회복지연, 리비아사태와 고유가 등이 맞물리면서 위험요소가 동시 다발적으로 부각돼 글로벌경제 회복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