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주변 지역의 수돗물과 식품 등에서 방사성 물질이 계속 검출되면서 세계 각국이 일본산 식품 수입을 금지하는 국가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24일(현지시각) 후쿠시마와 인근 이바라키(茨城), 도치기(檜木), 군마(群馬) 등 4개 현에서 생산된 식품의 수입을 중단했다.

 러시아는 또 사고 현장 앞바다를 항해해 러시아에 입항한 한 파나마 선적 화물선의 기관실에서 정상치의 3배에 이르는 방사선 수치가 검출됨에 따라 해당 선박을 격리 조치하고 선원 19명에 대해 의료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일본산 야채의 4개 샘플에서 방사성 오염물질이 발견됨에 따라 위 4개 현에 더해 지바(千葉)ㆍ에히메(愛媛)현에서 생산된 식품까지 수입 중단 조치를 취했다.

 필리핀 정부는 일본산 초콜릿의 수입을 금지했고, 인도네시아는 자국에 수입되는 일본산 식품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일본 정부의 방사선 검사 증명서를 첨부해줄 것을 일본 당국에 요청했다.

 유럽연합(EU)도 이날 후쿠시마, 군마, 이바라키, 도치기, 미야기, 야마가타, 니가타, 나가노, 야마나시, 사이타마, 도쿄, 지바 등 일본 12개 현을 원산지로 한 식료품과 사료의 수입 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12개 현에서 생산된 식료품, 사료를 EU에 수출하려면 일본 당국의 방사성 오염 검사 검증서를 반드시 첨부해야 하며, 이렇게 수입된 식료품과 사료에 대해서도 방사선 검사를 무작위로 실시할 수 있다.

 앞서 호주도 후쿠시마 등 4개 현에서 생산된 생선ㆍ미역 등 해물ㆍ해조류, 유제품, 과일, 야채류의 수입을 금지했으며, 홍콩도 후쿠시마 등 5개 현에서 생산된 과일, 채소, 유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미국도 후쿠시마 등 4개 현의 유제품, 야채, 신선식품 수입을 중단했으며, 캐나다도 이들 4개 현에서 생산된 우유와 과일, 야채에 대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서류를 갖춰야만 수입을 허가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 세계보건기구(WHO), 식량농업기구(FAO) 등 유엔 산하 3개 기관은 공동 성명을 내고 "식품 안전 문제가 이번 비상사태의 새로운 측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일본이 현재 올바른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자신들도 지식과 전문 기술을 동원해 일본을 돕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