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여파로 일본 방문객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인들이 그 자리를 메워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통업계는 사상 초유의 일본 대지진에 방사능유출 우려까지 더해지며 일본의 경기 침체와 관광객 수 감소를 예상하며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이 그 공백을 메워주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됐던 호텔들의 경우 일본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 물량을 중국인들이 상당부분 채워주는 분위기다.

면세점이나 백화점에도 중국인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늘어나며 매출 감소분을 회복시켜주고 있다.

서울의 A호텔은 지난주 일본의 대지진 사태가 발생한 후 일본인의 예약취소로 전화기에 불이 날 지경이었다. 그러나 예약 문의 또한 쇄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들은 바로 중국 손님들이라고 말한다.
당초 일본으로 향하려던 중국인들이 대지진의 여파로 여행지를 한국으로 바꾼 것.

이 호텔 예약 담당자는 중국인 고객을 상대하는 인력이 부족한 정도라고 말했다.
명동의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어느새 중국 쇼핑객들이 접수한 느낌이다.
 
 백화점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주말 외국인 10명중 8,9명은 중국 사람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어를 사용하는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주로 골프용품이나 명품시계코너 등에 북적인다고 덧붙였다.

백화점과 호텔 면세점 등은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면세점 日 2%줄고 中 2%늘어

일반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지진이 일어났던 주말 국내관광 일정을 취소한 일본인들은 약 3000명으로 평소 주말에 비해 30% 가량 줄었다. 반면 중국인 관광객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가 우려한 일본 관광객 감소를 중국 관광객들이 채워주면서 손실을 줄여주고 있는 모습니다.

면세점은 중국인 점유율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이번 지진사태로 그 비중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은 일본인 비중이 평소 20%와 30%였던 것이 19%와 28%로 각각 1~2% 정도 줄어든 반면, 중국인 점유율은 각각 15%→17%, 14%→15.5%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호텔은 일본인 비중 절대적

호텔업계 역시 일본인과 중국인이 상당수 바통을 교체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대지진 발생이후 10~20%의 예약 취소사태를 중국과 대만 방문객이 거의 채워주고 있다”며 “일본 지진사태 이후 즉시 중국단체 전문 여행사 등으로부터 객실 예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업계관계자는 그러나 일본인에 비하면 중국인 고객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며 투숙객이 절대적으로 차지하는 일본관광객의 비중으로 볼 때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을 경우 호텔업계가 매출부진으로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쪽은 대지진피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의 감소가 예상되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미만에 불과한데다, 면세점과 마찬가지로 중국인 관광객 수의 증가로 오히려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백화점 마트 상대적 ‘무풍지대’

2009년 국내 주요 백화점 외국인 구매객 수 가운데 일본인과 중국인 비중은 7대 3이었으나 작년에는 중국인 쇼핑객이 급증하면서 일본인과 중국인 비중이 3대 7로 역전된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에서는 이 기회에 중국 고객을 획기적으로 확보하려는 마케팅에 골몰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포털사이트인 ‘왕이닷컴(163.com)'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사은품을 제공하는 프로모션 쿠폰을 6월까지 게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공항점과 동대문점을 거점으로 춘분절과 5월 골든위크를 겨냥, 별도의 홍보와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