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 경제 불확실성 대비해야”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EU와 미국의 對러시아 경제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4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가 러시아 경제와 우리나라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을 정리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우리 수출에의 영향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 3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편입시키는 합병조약에 서명한 후 EU와 미국은 러시아 및 舊우크라이나 정권 고위인사에 대한 자산동결 및 여행금지, 비자면제 및 경제협력 협상 중단 등 對러 경제제재를 각각 3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긴급 지원하는 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EU와 미국이 현재보다 더 강력한 對러 경제제재를 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U의 對러 가스의존도가 높고, 미국·EU기업과 러시아기업 간 합작투자 및 협력을 감안했을 경우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경제제재는 다시 부메랑으로 돌아와 EU와 미국의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가스프롬, 로스네프트 등 러시아 경제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에너지 분야 기업은 지난번 제재대상에서 제외됐다.

러시아의 루블화와 주가(MICEX)는 연초 대비 각각 8.3%, 7.6% 하락했으며, 1분기 자본유출 규모는 약 700억 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연간 전체유출 규모를 상회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EU와 미국의 對러 경제제재에 따른 영향이라기보다는 EU경기 둔화로 인해 러시아의 2013년 GDP성장률이 1.3%에 그친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對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수출은 올 1분기에 각각 24.8%, 9.6% 감소했고, 이는 러시아 경제의 회복 지연,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수요 감소 등으로 분석된다.

對EU 수출은 아직까지 큰 변동이 없으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EU의 경제회복 지연으로도 이어져 우리의 對EU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국제무역연구원 유승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독립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고 러시아의 군사조치 여부와 서방국가들의 대응이 불확실한 만큼 추가적인 경제제재 시행 여부와 그에 따른 파급효과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