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경제통합내 역할 강조…한중 FTA부터 체결해야


지난 3월 1차 협상을 시작해 최근 2차 협상까지 마친 한중일 FTA(자유무역협정)는 안정적인 역내 내수시장 창출로 높은 역외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3국간 장벽 제거로 기업의 비즈니스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한중일 FTA의 타결은 전체 동아시아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진전의 실질적 전제조건으로 바탕이 되고 있다.

그러나 3국이 처한 여건과 입장으로 보아 한중일 FTA협상이 조기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중국과 일본 양국의 이해관계와 통상전략이 상충하는 경우 많기 때문이다.

일본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집중하는 반면 중국은 아세안 중심의 RCEP에만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일 FTA협상의 추진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은 TPP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 가운데’ 경계하는 입장이었으나 일본의 TPP 참가 선언 이후 TPP 참가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달 30일 ‘한중일 FTA, 동아시아 경제통합의 시금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한중일 FTA가 한중 FTA와 RCEP, TPP로 연결되는 연결점이자 동아시아 경제통합 논의에서 한국의 역할을 제고시킬 수 있는 협상이라는 점을 감안해 우리나라는 적극적으로 협상을 주도, 중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과 일본의 역사 및 영토 문제는 무역 분야로 확대되면서 한중일 FTA 진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은 영토 및 역사문제에 따른 여론 악화로 지난해 이후 일본의 對중국 수출은 급감해 동북아 경제통합 분위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기에 협상 분야별 이해관계와 입장차이가 현격하다는 점도 협상 조기진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상품(관세) 협상의 경우 3국의 기대분야와 민감분야가 엇갈려 3국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개방안 마련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상품을 제외한 분야의 경우 상대적으로 견해차이가 적고 일부 상생적 협력 분야도 있으나 여전히 입장 차이가 크다.

주요 비상품 분야중 이견이 두드러지는 분야는 △서비스 △투자 △위생검역(SPS) △지식재산권 △투명성 △어업 △정부조달 등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농산물과 노동집약적 소비재 분야 개방을 기대하고 있으나 일본과 한국에게는 민감 분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고부가가치 부품·소재, 최종 소비재(완성차 등) 분야 개방을 기대하고 있으나 한국과 중국에게는 민감분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의 반제품, 부품 등은 대중수출 확대가 기대되면서도 일본에 대해서는 민감한 실정이며 중국산 농산품과 노동집약적 소비재 분야에 대해서도 민감한 상황이다.

그나마 규범 및 협력분야에서는 3국 모두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라는 점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무역 연구원은 “한중일 FTA의 조기진전 가능성이 적기는 하지만 이런 방향에 맞춰 우리나라는 양자 협상인 한중FTA를 우선추진하고 나머지 다자 협상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개방적인 협상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협상타결방식과 관련 일괄타결보다는 분리타결 방식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협상의 난이도가 협력(산업·환경 등)→규범·제도→상품(관세)로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해 협상 수준을 다양하게 정해가는 것도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