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무역적자 지속…중국 부품산업 육성정책 등 맹추격

무협, “대일 무역적자 개선과 함께 중국 부품산업에 대한 대응책 마련해야”

우리나라 소재 분야의 경쟁력이 일본에 뒤처지는 상황에서 부품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이 빠르게 추격해옴에 따라 향후 우리나라 부품·소재 산업의 입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최근 우리나라 정부의 부품·소재 육성정책이 대일 무역적자(2007년 188억7000달러에서 2012년 221억7000달러로 확대) 개선을 위한 소재산업 경쟁력 제고에만 중점을 두고 있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부품 산업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소재·부품 무역패턴 변화의 명과 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장기간 소재·부품 육성정책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시켜왔지만 아직까지 일본에 대한 경쟁력이 크게 개선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마저 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일본 ‘먹구름’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7.2%를 차지하고 있는 소재·부품 수출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10.1%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입의 31.9%를 차지하고 있는 소재·부품 수입 또한 동 기간 7.2%의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 흑자폭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소재·부품 수입 비중은 2000년대 초반 40%대에서 지난해 31.9%까지 감소하면서 지난 2007년 364억달러에 머문 흑자규모를 지난해 909억달러까지 확대시켰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가 283억달러임을 감안할 때 부품·소재 분야의 무역수지 흑자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 흑자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 역시 소재·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나가면서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소재 및 부품 분야 모두에서 지속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소재·부품을 가장 많이 사가는 나라였던 중국은 이제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소재·부품을 내다팔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부품·소재에 대한 일본에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았으나 지난해부터 중국(26.9%)의 수입 비중이 일본(20.9%)을 능가하면서 올해는 양국의 비중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실제로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 부품·소재 수출 비중은 지난 2007년 30%에서 올해 34.2%(7월 기준)로 상승했다. 수입측면에서도 비중이 가장 높은 중국은 동 기간 23.7%에서 26.9%로 확대되면서 일본을 제치고 1위 수입국으로 등극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 확대는 특히 부품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부품 수입은 2007년 23.2%에서 올해 29%까지 확대된 반면 대일본 부품 수입 비중은 21.9%에서 17.2%로 하락했다.

아직까지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IT 부품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대중국 수입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IT 부품 수입과 관련 해외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부품소재의 국산화를 강조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과 수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연구원은 “우리나라 소재 부분의 경쟁력이 여전히 일본에 뒤처지는 상황에서 부품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짐에 따라 앞으로 부품·소재 산업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