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막기 위한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의 시각이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미 의회가 국가부채 한도를 내년 2월7일까지 한시적으로 증액해 내년 초 또 다시 연방정부가 폐쇄되거나 미국이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과 외교 관리들은 연방정부 폐쇄와 미국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밝혔던 것처럼 이미 미국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다고 주장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주미 독일대사를 지낸 클라우스 샤리오트는 "초강대국의 리더십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유럽뿐만 아니라 나머지 국가들에게도 나쁜 소식이다"라고 말했다.

샤리오트는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 또 다른 재앙이 일어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은 미국 내부에 있다"며 "미국인들도 이런 상황이 되풀이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흔들리고 있는 미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한도 증액 기간을 늘려 불확실성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스탠다드 차타드 뭄바이의 경제학자인 사미란 차크라보르티는 미국 정치권의 대립이 장기화할 경우 자국의 금융시장이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차크라보르티는 "앞으로 3개월 후에 미 정치권은 또 협상을 벌여야 한다"며 "다음 협상에서도 반목과 대립이 이어진다면 미국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국제관계학과 교수인 피터 트루보위츠는 "미국 정치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외국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루보위치는 "미국 시스템이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 같은 부작용의 영향은 이미 아시아에서도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