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상하이 자유무역구(FTZ)의 공식 출범을 선포함에 따라 FTZ 진입을 위한 기업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운영에 여전히 변수가 많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포털 사이트인 텅쉰의 자체 보도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FTZ 입주 기업’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HSBC, 시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 동아은행 등 다수 외국계 은행의 경우 상하이자유무역지대 입주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며 푸둥발전은행과 건설은행은 FTZ 지점 설립을 위한 관련 부문 허가를 이미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중국 로컬 기업과 해외 은행은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 정식 발표가 있기 전부터 이미 FTZ 입주를 홍보하고 나서 관련 부문을 당혹케 만들기도 했다.
보험회사도 FTZ 입주 준비가 한창이다. 타이핑양, 핑안, 다중 등 로컬 보험업체는 FTZ에 기업보험, 책임보험, 신용보험 등 각종 보험 서비스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텅쉰은 “전국 각지에서 FTZ 입주를 위해 정부 관계자와의 만남을 원하는 인파가 몰려 중추절 연휴기간 때는 ‘베이징이 아시아 최대의 주차장이 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련 부문 책임자는 냉정을 촉구했다. 우샤오링 전인대 재정경제위원회 부주임은 최근 “FTZ의 금융분야 개방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각 기업은 냉정하게 진출의 실익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부주임은 “각 기업이 전국 각지에서 베이징으로 몰려와 정책을 물어보고 지점 개설을 요구할 게 아니라 FTZ의 제도와 의미 분석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부 외국계 금융회사는 FTZ 입주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위스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세칙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점 설립을 서두르기보다 운영상황을 좀 더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 역시 냉정을 되찾고 있다. 국무원이 상하이자유무역지대 운용방침을 발표한 날 중국 증시의 FTZ 관련주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 펀드회사 관계자는 “FTZ 관련 주식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세칙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기 떄문에 FTZ 개방정책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펀드회사 대표는 “국무원이 최근 발표한 운용 방안은 너무 추상적”이라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국무원은 최근 상하이자유무역지대 운용 방안을 발표하고 2~3년 안에 다양한 혁신과 실험을 통해 상하이를 국제적인 자유무역지대로 육성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제도 시행시기와 방법은 내놓지 않았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금융개방에 관해서도 위험수준을 제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금융 개방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우샤오링 재경위원회 부주임의 발언 역시 개방 수준에 대한 의혹을 확대시켰다. 그녀는 “자유무역지대 내 금리 완전 개방을 반대한다”고 강조해 향후 자유무역지대 금융 개혁에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