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닛 옐런 연준 차기 의장으로 지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에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이 공식 지명되면서 양적완화 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KOTRA 워싱턴 무역관에 따르면 옐런이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신흥국의 경제적 충격과 반발을 고려해 양적완화 축소 시점을 늦출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일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을 내년 1월 퇴임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후임으로 공식 지명했다. 물가 안정과 고용 창출이라는 연준의 이중 정책목표를 잘 이해하는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옐런은 통화가치 안정보다는 경제성장 및 고용문제 해결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업률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이며, 오바마 행정부의 문제의식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옐런을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

  

재닛 옐런은 누구인가?

예일대 경제학 박사를 1971년 수료한 옐런 부의장은 1977년 이코노미스트로 연준에 입문했다. 당시 연준에서 일하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 에커로프(George Akerlof) 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와 1978년 결혼했고, 남편과 함께 노동경제학에 대한 수많은 저서를 공동 집필했다. 1997년에는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의장(1997~1999),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2004)를 거쳐 2010년 이후부터 연준 부의장으로서 경력을 다져왔다.

옐런은 진보적인 정치 성향과 경제 예측력이 뛰어난 준비된 연준 의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09~2012년 연준 위원들의 주요 발언을 분석한 결과 옐런 부의장의 경제 예측이 가장 정확했다고 보도했다. 또 진보적인 성향의 민주당파로 민주당 리버럴이 선호하고있다. 최근에는 민주당 상원의원 20명이 옐런을 지지한다는 서명을 하는 등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전 연준 위원인 앨런 블라인더(Alan Bliander)는 옐런이 1996년 미국 경제가 ‘완벽한 연착륙’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칭찬하는 등 연준 내에서도 지지하는 세력이 많다.

또 옐런은 벤 버냉키 현 연준 의장과 양적완화 정책을 입안했기 때문에 버냉키의 경기부양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원들이 1994년에 하원을 장악했을 때 금융정책수단으로 인플레이션 타깃팅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옐런은 이에 반대했다. 옐런은 “대중이 원하는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높은 생산량과 낮은 실업률”이라며 반대의사를 내비쳤다.



시장의 반응, 옐런 지명은 가뭄의 단비

호세 비날스 IMF 통화·자본시장 국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낮아졌다”라며 옐런의 지명이 시장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방정부 일시 폐쇄로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됐지만 옐런 지명으로 투자 심리가 살아나 뉴욕 증시는 9일 장 초반부터 상승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19% 오른 1만4805.17로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도 전날대비 0.21% 상승한 1656.99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27% 내린 3701.62로 장을 마쳤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홍콩과 대만을 제외한 중국과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의 증시는 오름세를 보였다. 옐런 지명소식이 아시아 증시에 호재임에도 연방정부의 셧다운 장기화와 채무불이행 우려라는 악재가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호 연준이 당면한 과제와 향후 정책은

연준의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목표는 각각 2.5%와 6.5%이지만 8월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전달보다 0.1%p 떨어진 1.2%, 실업률은 7.3%로 목표치에 못 미치고 있다. 네이던 시츠(Nathan Sheets) 전 연준 국제금융위원장은 “경제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실망스럽기 까지 한데, 이런 상황에서 옐런 차기 의장이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위험수위에 도달한 자산규모도 옐런호가 당면한 과제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연준은 양적완화를 3차에 걸쳐 단행하면서 2조5000억달러 가량의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매입했다. 양적완화를 시행하기 전 연준의 자산규모는 약 1조달러였는데 양적완화 후 자산규모는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자산 매입 규모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옐런은 연준의 자산이 3조7500억달러까지 추가로 확대될때 드는 비용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함께 참여한 위원들은 전했다. 지난 3월 FOMC 회의에서 옐런은 양적완화 정책이 가져올 위험을 인지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성 저해가 현 금융정책이 치러야하는 가장 큰 비용 중 하나”라고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신중하고 점진적인 출구전략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신흥국의 경제적 충격과 반발을 고려해 양적완화 축소 시점을 늦출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옐런은 강력한 금융 규제 옹호론자이기도 해서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 및 감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과 금융권의 세부 규정 마련이 늦어진 도드-프랭크법(Dodd-Frank)을 강력하게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