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이상 환율상승 23개국중 14개국 수출 늘어
수입 - 감소국 12개국으로 환율영향 별로 없어

<주간무역> 23개 환율급등국 현황 분석

2008년 미국 금융위기에 이어 2009년 유럽 재정위기가 겹치면서 글로벌 실물경기는 EU·미국 등 선진국에서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나머지 신흥국으로 침체가 확산되고 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5년이 지난 지금, 미국 경기는 호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를 실행하려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미국이 출구전략을 단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많은 신흥국들의 통화는 약세 현상이 심화되면서 금융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세계 신흥국의 금융불안은 환율급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주간무역>은 올해 환율이 5% 이상 급등한 신흥국 23개국의 환율변동 현황과 우리나라와의 수출입거래 현황을 분석해 봤다.


• 신흥국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환율급등 = 지난해 말(2012.12.31)에 비해 9월 2일 현재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환율이 5% 이상 급등한 주요 국가는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23개국에 달한다.
환율 상승폭이 10% 이상에 달하는 나라는 시리아, 베네수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몽골, 브라질, 우루과이, 호주,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일본, 터키, 미얀마, 페루 등 14개국.
모건스탠리가 외환시장이 취약한 국가로 꼽은 인도(19.99%), 인도네시아(15%), 브라질(16.33%), 터키(13.59%), 남아공(20.67%) 등 5개국은 환율 상승폭이 13~20%에 달하고 있을 정도다.
전체적으로 중남미와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상승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중남미는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15.22%), 우루과이(16.01%), 페루(10.04%) 통화의 절하율이 10%를 넘어서고 있으며, 콜롬비아(9.91%), 칠레(6.56%)도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의 경우 인도(19.99%), 몽골(17.42%), 일본(13.93%), 인도네시아(15%), 미얀마(13.12%)의 환율 상승폭이 10%를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8.65%)과 말레이시아(7.67%), 태국(5.03%)의 환율도 5% 이상 뛰어 오르고 있다.
호주(15.93%), 뉴질랜드(6.19%), 캐나다(5.54%) 등 달러권 국가들의 경우도 공통적으로 환율이 급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루블화도 9월 2일 현재 미달러화에 대해 환율이 9.02% 상승했다.
이처럼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대다수의 통화들이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162개 통화 중 유로(-0.15%), 덴마크(-0.17%), 중국(-1.75%), 방글라데시(-2.3%), 이스라엘(-2.98%) 등 35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127개국의 환율이 상승했다. 한국은 같은기간 3.85% 상승하며 달러화에 약세를 보였다.


• 환율급등 국가들과의 수출 현황은 = 상대국 통화가 달러대비 환율이 급등하면 이론적으로 수출은 불리하고 수입은 유리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7월말 현재 이론처럼 환율급등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이 줄어든 나라는 환율이 5% 이상 오른 23개국 중 9개국에 불과했다. 10% 이상 수출이 감소한 국가는 콜롬비아(-21.8%), 시리아(-16.9%), 인도네시아(-15.8%), 브라질(-14.3%), 일본(-12.1%), 몽골(-10.3%) 등 6개국이다. 인도(-5.8%), 페루(-2.3%) 베네수엘라(-1.2%)도 수출이 감소했다.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수출이 증가한 나라는 환율상승폭이 5% 이상 증가한 23개국 중 14개국에 달했다.
우루과이(110.2%), 미얀마(26.1%), 말레이시아(21.5%), 노르웨이(17.7%), 터키(10.8%) 등 5개국은 환율급등 속에서도 수출이 1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태국(9.8%), 아르헨티나(9.7%), 칠레(7.4%) 등의 나머지 국가들에 대한 수출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환율급등 국가들과의 수입 현황은 = 상대국 환율이 급등하면 상식적으로 수입은 유리해진다. 과연 그럴까.
환율이 5% 이상 급등한 23개국 중 7월말 현재 대한국 수입(상대국의 경우 수출)이 증가한 나라는 11개국에 불과했다. 수입증가율이 환율상승폭을 상회한 나라는 베네수엘라(75.6%), 미얀마(31.1%), 아르헨티나(17.4%), 필리핀(12.6%), 페루(11.1%), 러시아(9.1%) 등 6개국에 그치고 있다.
23개국 중 나머지 12개국은 환율급등 속에서도 오히려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롬비아(-61.3%), 몽골(-47.2%), 시리아(-28.6%), 노르웨이(-27.5%), 남아공(-26.6%), 인도네시아(-20.9%), 캐나다(-16%), 터키(-13.8%) 등 8개국은 수입이 10% 이상 감소했다. 대호주 수입은 7월말 현재 9.6%가 감소했다. 이들 국가로부터 수입이 줄고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의 하락과 상대국의 경기침체 등의 부진요인이 환율 상승 요인을 능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교역국 환율급등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신흥국 금융불안이 확산되면서 대다수 교역 상대국의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환율 변동과 수출입거래와의 상관관계는 일정한 비례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해당 국가의 구체적인 경제상황, 거래업체의 신용도, 거래선과의 관계 정도 등에 따라 환율변동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거래 형태가 형성될 수 밖에 없다.
무역업체들은 최근 신흥국 통화의 약세 현상이 미국의 출구전략이 지속되는 기간, 즉 달러강세가 유지되는 기간동안 장기화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거래국의 환율 및 경제여건 변동에 촉각을 기울어야 한다.
특히 환율변동 증대에 따른 거래선의 신용도 변화, 결제능력 지속 여부 등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신흥국 통화의 환율급등은 시장여건의 구조적인 변화를 촉진하는 의미도 있으므로, 거래의 지속과 새로운 거래선의 확대 기회도 도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