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미비, 부패로 인한 외투기업 피해 심각
베트남에서 활동 중인 외투기업들이 현지 통관절차에 대해 “못 살겠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많은 외국 투자기업들이 통관절차에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 비용이 소요된다는 불평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과도한 절차를 요구하는 현행 체계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판매단말기(POS)와 소형 스캐너를 취급하는 데이터로직 스캐닝 베트남은 매달 200세트의 수출신고 서류와 2000세트의 수입신고 서류를 작성할 뿐 아니라 1500장의 세금 납부기록 등의 서류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월 1만8000장의 A4 용지를 세금 신고절차에 쓰고 있다.
이와 관련, 주베트남 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대부분의 미국 투자기업이 통관 관련 비용뿐 아니라 과다한 시간이 소요되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상하기 쉬운 식품류를 취급하는 기업은 매우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투자기업 역시 제품을 역수출하는 과정에서 지역 세관의 승인을 받았음에도 다른 세관에서 승인을 해주지 않아 베트남 산업무역부(MoIT)에 진정서를 제출해야 했다. 외투기업들은 절차에 너무 많은 시간이 들고 빠른 통관을 빌미로 뇌물의 압박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베트남에서 상품 수출입을 위한 통관절차는 외견상 그리 복잡하지 않다. 통관활동은 세관 신고서류의 작성과 제출, 제품 안내 및 수송, 세금 납부로 요약되며 요구 서류는 신고양식 서류, 상업송장, 제품구매 및 판매 계약서, 기타 허가증 등 대응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제도와 법규 미비로 법률적 근거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 어렵다.
현지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통관절차가 복잡하고 느리며 형식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로 전자통관 시스템 미비, 협력체계 부재, 부패 등으로 꼽고 있다.
한편 호찌민 세관의 고위층 인사인 트란 둑 민은 외투기업의 이같은 불만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관에 3~4일이나 걸리지 않으며 탁송물의 90%가 필요한 절차를 거친 후 당일 통관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식품류는 위생 관련 규정에 따라 적합 여부를 판단해야 하므로 테스트 등을 거쳐야 해 통관에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세관 공무원의 뇌물 요구에 대해 트란 둑 민은 현지 관세청 고위인사의 전화번호를 내보이며 뇌물 요구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호찌민 인민위원회 부의장 또한 기업이 세관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지 말고 어떠한 부당한 요구에도 응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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