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6% 이상의 고성장률 전망…GDP 7년간 평균 14% 성장
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 페루 진출 유망 사업 제시

페루 시장이 중남미 진출에 교두보로 부상하고 있다.

페루는 중남미 주요국에 비해 경제규모는 작지만 경기침체 속에서도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며, 민간소득 증가와 함께 소비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2004년 이래 중남미 및 세계의 경제성장률을 상회하고 있고 지난해는 세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6.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향후에도 약 6%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1인당 국민소득 증가로 중산층이 증대됨에 따라 구매력 상승으로 인한 민간 소비가 증가하면서 확대된 내수시장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원장 오상봉)이 펴낸 ‘태평양동맹의 유망시장 페루, FTA 발효 2년 성과 확대 가능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페루의 실질 GDP는 2005년 790억 달러에서 지난해 1990억 달러로 7년간 연평균 14% 성장했으며, 1인당 국민소득도 동 기간 2배 이상 증가하며 2010년 5000달러를 초과했다.

중남미 전체를 두고 차지하는 비중은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를 대표하는 주요국에 비해 작으나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이 상승하고 있다는 게 눈에 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글로벌경쟁력지수 2012-2013에서 페루 국가경쟁력 순위는 144개국 중 전년도 67위에서 61위로 6단계 상승했다.
 

▲     © 주간무역

◇외국인 투자유치에 개방적 성향 ‘눈길’

페루는 에너지 및 광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유치정책이 민간투자를 동반한 내수시장 확대로 연결돼 페루의 경제성장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선진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의 현저한 감소와는 대조적으로 對페루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은 전년대비 48.7% 증가해 중남미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對페루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액은 전 세계 FDI 유입액의 0.91%에 달하는 122억4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한다.

페루 정부 역시 여타 산업분야 투자와 마찬가지로 광물 및 에너지분야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페루 국내업체들과 동등한 권리와 책임을 부여하는 등 국내외 투자업체 간 차별을 하지 않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페루 일반 광물법은 광업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내외국인 모두에게 광산 획득 및 소유와 함께 각종 세제, 생산품 상업화 자유, 각종 투자설비 감가상각 등을 보장하고 있으며, 지원범위는 투자규모에 따라 다르게 운영 중이다.

한국무역협회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은 “페루 시장은 타 국가들의 진출에 대해 법인설립절차 등이 용이해 경제적, 시간적 비용이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며 “이러한 개방적인 성향이 세계적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제성장 곡선을 그리는 페루의 성장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계 10위권 내 광물이 풍부한 나라

페루는 남미의 자원부국으로서 풍부한 원자재 매장량을 바탕으로 광업이 수년간 연평균 10%를 상회하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뿐 만 아니라 주석, 아연, 은, 동, 카드뮴 등 각종 광물을 보유하고 있고 매장량 및 생산량 면에서 세계 10위권 이내에 속하는 광물이 풍부하다. 현재 광업 생산이 페루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하고, 규모는 매년 4%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지난해 기준 광물 수출은 페루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인 63%를 차지했으며, 전체 광물 수출의 83.1%에 해당하는 구리, 주석, 금, 은, 납, 아연 등 주요 6개 광물 중 구리의 수출 비중이 36.6%로 가장 크다.◇세계 주요 신용평가사도 페루가 ‘으뜸’

페루는 세계 주요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S&P, 피치 등이 최근 2년 동안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페루 시장의 중요성이 한층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무디스는 지난해 8월 페루의 국가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a2로, S&P와 피치는 2011년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상향 이유로 “페루의 높은 경제 성장률과 외채 감소, 외환 보유액 증가 등 건전한 재무 상황, 외국인 투자 정책” 등을 높이 평가했다.

S&P도 지난해 8월 페루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제시해 향후 추가로 등급을 상향할 수 있음 시사했다.

국제통상연구원 문병기 연구원은 “페루는 경제의 고성장에 걸맞게 최근 5년간 수출, 수입 모두 9%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두 자리 수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무역규모가 확대되고 무역수지 흑자폭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다만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및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주요 수출대상국으로의 광물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무역수지는 흑자폭이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적자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     © 주간무역

 
◇페루 진출 유망사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자동차 산업=보고서에 따르면 페루의 자동차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향후 5년간 연평균 14.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페루의 소득 수준 증가 및 금융부문의 자동차 대출 서비스 제공 활성화가 자동차 구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바로미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방경제 회복과 판매처 확대로 인해 지방에서도 차량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주요 자동차 수입국인 일본, 한국, 미국, 유럽과 FTA를 발효해 수출국 간의 페루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것. 페루는 현재 국내 자동차 수요 전체를 일본, 한국,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70개 이상의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 일본, 중국, 대만 업체의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73%에 달한다. 한국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가 판매량 기준으로 각각 2, 3위를 차지하고 두 기업의 점유율 합은 23.7%에 달한다.

보고서는 1인당 국민소득 증가로 인해 전체 자동차에서 승용차 부문의 비중이 점차 증가해 2016년에는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인프라 건설 증가와 투자의 증가로 인해 상용차 판매 증가를 언급했다. 보고서는 상용차 시장의 경우 연평균 7.7%의 꾸준한 성장을 통해 2017년에는 2011년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 인프라 사업=페루의 낙후된 인프라 개선 필요성 및 수요 증가로 향후 인프라 건설을 위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현재 페루 경제는 에너지 및 광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에 힘입어 6%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으나 이에 따른 성장을 뒷받침해 줄 관련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페루의 풍부한 천연 자원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광업부문 투자는 이를 운송할 수 있는 인프라 수요로 나타나 교통 건설 인프라 투자를 촉진시킨다.

이에 따라 페루 정부는 205억 달러에 달하는 ‘2011~2016년 페루 인프라 5개년 투자 계획’을 발표, 이 중 운송 부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투자금액의 98.2%는 운송 인프라 구축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며, 그 중에서도 도로가 53.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철도가 40.7%로 두 번째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공공 및 민간부문의 인프라 투자 확대, 주택시장 활기, 광산개발 및 관련 인프라 개발 등의 영향으로 인해 건설 산업은 지속 성장 기대할 수 있다며 교통 인프라 투자의 증가율은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 이후에는 안정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소비가전 산업=페루의 소비가전 시장은 올해 전체소비수요상승률을 상회하는 연평균 9.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누에보솔(페루 화폐단위) 강세로 인한 구매력 증가, 통화량 확대, 신용 확대 등으로 인해 소비가 크게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말부터 가계소비증가율이 점차 감소했으며 올해도 가계소비는 약간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컴퓨터, AV, TV, 스마트폰 등의 가전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소비가전 판매의 36%를 차지하는 PC는 연간 12.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루 정부는 ICT를 통해 헬스케어 산업, 콜센터 산업 등 산업간 융복합 발전을 통한 경제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빈부에 따른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 OLPC 정책을 통해 빈곤층 어린이들에게 지난해부터 저가의 PC 약 80만대를 지원한 바 있다.

그러나 PC 보급률은 20%에 불과해 잠재력이 높고, 특히 태블릿 PC는 연평균 28%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부터 시작되는 디지털 방송이 디지털 TV 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페루는 어느 나라보다도 휴대폰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해 2009년 휴대폰 보급률이 71.6%에 불과했으나 4년만인 올해 102.4%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페루 정부는 모바일을 통해 공공기관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전자정부 계획을 2016년까지 완료할 계획을 세우는 등 ICT 활용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정부의 지원을 통한 휴대폰 시장의 확대가 기대된다.

▲     ©주간무역

 
▲의약품 및 의료기기 산업=페루는 낮은 경제적 수준으로 병원 진료 대신 약사들의 처방을 통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페루의 의약품 시장규모는 제네릭 약품이 62억 달러, 특허 등록된 의약품이 43억200만달러, 처방전 외 약품이 36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페루 당국은 길거리에서 행해지는 약품판매 규제를 시행함에 따라 약국 소매부문의 발전이 기대되고 합법적인 처방전 외 약품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루 정부에 등록되어 있는 제약회사는 400여개에 달하지만, 다국적기업이 의약품 시장의 65% 이상을 지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보고서는 1인당 의료기기에 대한 지출은 10.7달러 수준으로 매우 낮아 국민소득 증가 및 의료수요 증가로 인한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페루의 의료기기 시장은 1990년대 중반 급성장, 올해 321만6000만 달러 규모에 이르렀고 향후 6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1.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상연구원 문병기 연구원은 “페루는 지난 2011년 리마선언을 통해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등과 태평양동맹을 결성, 회원국들은 지난해 기준 700억 달러 규모의 해외직접 투자를 유치하는 등 유망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며 “태평양동맹은 자유무역과 개방을 통한 경제적 이익 확산에 집중, 역외 국가들의 참여를 허용하고 있어 중남미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수출기업이라면 태평양동맹 국가 중 페루시장부터 진출 전략 등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