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일본의 FTA 추격 거세진다’

최근 일본의 공격적인 FTA 추진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FTA, 일본의 추격이 거세진다’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이 추진하는 대부분의 FTA가 우리나라와 경합하는 형국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체결한 FTA를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은 최근 FTA 추진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2년 이후만 보더라도 페루와 FTA를 발효했고, 호주와는 협상 타결에 일부 쟁점만을 남긴 상황이다. 터키와도 FTA협상 출범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한 바 있다. EU, 몽골, 캐나다, 콜롬비아, 한·중·일 FTA, RCEF 등의 협상을 개시했다. 또, 15일부터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개최하는 제 18차 TPP(Trans-Pacific Partnership; 환태평양동반자협정) 협상에도 23일부터 공식적으로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TPP협상에는 미국도 참여한다.

일본이 추진하는 FTA는 대부분 우리나라와 경합하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미국, EU, 페루, 콜롬비아(비준 절차 진행 중) 등은 우리나라가 FTA를 선점한 국가이지만 일본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몽골은 일본이 먼저 협상을 개시했다.

연구원은 최근 일본의 적극적인 FTA 추진은 일본이 경제재건을 위한 주요 성장전략으로 FTA를 주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 등 경쟁국에 비해 뒤쳐진 FTA를 따라잡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FTA 추진을 통해 전체 교역에서 FTA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2018년도까지 최대 70%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일본의 FTA 교역비중은 18.9%로 우리나라(39.2%), 미국(38.7%), 중국(21.0%) 등에 비해 뒤처져 있다. 따라서 일본은 미국(TPP)과 EU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를 전면에 내세워 한-미 FTA와 한-EU FTA로 인한 불리한 조건을 만회하는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벌써 미국과는 지적재산권 강화를, EU와는 자동차 등의 안전·환경 기준의 상호승인과 기준 통합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일본의 FTA 추진은 대부분이 협상 시작단계로 현 시점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FTA추진 전략이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콜롬비아 FTA 등 이미 체결된 FTA를 조속히 발효하고, 한-중 FTA 등 현재 협상중인 FTA에 주력하는 한편, TPP 협상에 참가하는 것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협 통상연구실 명진호 수석연구원은 “일본이 미국(TPP), EU 등과 FTA를 타결하고 발효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우리기업들이 한-미 FTA, 한-EU FTA를 십분 활용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와 유관기관의 지원이 한층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