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검색어만 입력하면 관련 정보가 줄줄이 떠서 온라인 매체가 대세를 이루는 요즘, 정부가 나서서 오프라인 매체를 창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일 산업기술 R&D의 기술개발․사업화 성과 등을 확산하기 위해 산업기술 전문잡지인 ‘이달의 신기술’ 창간호를 발간했다. 2008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약 21조원의 예산을 투자한 성과물들을 적극적으로 알려서 R&D를 촉진시키겠다는 것이다.
 
연구자에게는 R&D 협력기회를, 기업인에게는 기술사업화 기회를 각각 제공하는 한편 산업부 자체로는 ‘성과 부재’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R&D 사업은 일반적으로 투자대비 성과물을 바로 건지기가 어렵고, 또 외부로 드러내기도 힘들어 들인 노력에 반비례하게 가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인데, 이런 양상은 사실 무역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무역협회나 KOTRA, 중소기업청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수출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수출계약이 체결되는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그 공로는 고스란히 기업들의 몫으로 돌아가 버리고 끝나 버린다. 연구기간에 버금가는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지만, 그 무형의 성과물은 잊혀지고,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성과 부재’로 오해를 받기 십상인 것이다.

무역협회와 KOTRA는 현 정부 들어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내수기업의 수출기업 전환과 수출 초보기업의 단계별 역량강화를 위한 지원 노력을 다방면으로 기울이고 있다. 그 밑바닥엔 수출 저변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수출역량을 강화해 한국 수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대의가 숨어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수출지원책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산업부는 전문잡지를 통해 R&D 성과물과 그 과정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이해를 독자로 하여금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무역업계도 이 부분은 배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무역을 바라보는 수출금액, 계약건수 위주의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수출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 주고, 결과물이 생기기까지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을 드러냄으로써 안목을 넓혀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산업과 무역, 그리고 통상을 아우르는 21세기 신무역 전쟁시대에 정부와 수출지원기관이 중소 수출기업들에게 주어야 할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고기잡는 방법’이다. 무역의 안목을 높이는 작업은 ‘고기잡는 방법’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과 어느 정도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산업부와 수출지원기관들도 이제부터는 전문매체를 활용하여 ‘성과를 공유’하고, 무역통상 정보를 널리 확산하는 노력을 배가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