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에서 장관 등 고위 관료가 소관 산업 분야 수입을 독점하는 등 자신의 부처를 마치 하나의 작은 국가처럼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바쿠 무역관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장관은 자신의 소관 분야에 대한 사업을 독점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적으로 활동하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내 유력 기업 대부분은 정부 주요 인사나 그 가족 소유이거나 관련이 있다고 보면 된다.

대표적인 예로 헤이다로프 비상사태부 장관은 길란홀딩이란 회사를 갖고 건설·통신 등의 분야에서 내수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것은 물론 수입품에 대해서도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시장이 급성장하는 휴대전화의 경우 길린홀딩의 계열사가 수입통관을 독점, 외국 업체는 이 회사를 통해야만 통관이 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개월 전 국내 L사는 기존 에이전트인 배콘드라는 회사를 통해 휴대전화 통관을 시도했으나 무한정 지연되는 결과를 맞았다.

맘마도프 교통부장관은 즈콴그룹을 소유하면서 다수의 교통 관련 제품에 대해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대우 버스가 약 2000대 이상 아제르바이잔으로 수출됐는데 모두 즈콴그룹 계열사가 통관·판매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제조업이 발달되지 않아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하다 보니 수입품에 대한 독점권은 곧바로 돈방석에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유력 인사들은 수입물품 독점권 확보에 더욱 열 올리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에서도 법적으로는 공직자의 상업적 활동이 금지돼 있지만 공직자가 기업을 소유하는 것은 숨길 필요도 없고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도 대부분 대통령에서부터 장관을 포함한 정부 주요 인사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설사 외국 기업이 사업을 수주했더라도 유력 인사의 소유 기업에 하도급을 주어야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바쿠 무역관 측은 “아제르바이잔에서 유력자의 독점이 아닌 분야는 누구나 수입할 수 있지만 이같은 현지 관행상 바이어들은 실제 판매 가능성이나 기존 취급 상품과의 경합 여부 등은 무시한 채 독점 수입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제르바이잔 바이어들은 제품이 유망하다고 판단되면 자사의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독점권부터 요구하므로 수출 기업이 피해를 보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