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일본의 엔저 정책은 아베노믹스의 의도하지 않은 부산물이 아니라 디플레이션 탈출을 목표로 하는 정책의 핵심 구성요소라는 분석이 나왔다. 

불가피한 엔화 가치의 하락에 우리 경제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설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18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아베노믹스의 배경과 엔저 지속 가능성'에 따르면 아베노믹스는 정책 면에서 새롭지 않지만 과거 일본정부의 실패 원인이 소극적 정책 추진에 있다는 반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특기할 만 하다. 

유승경 선임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제도적 개혁과 혁신을 통해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그 핵심이 엔고 현상의 극복이며 이에 대한 극복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학자들은 엔고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설명하면서 한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자주 거론한다. 

아베 총리의 경제자문인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교수는 "일본과 한국의 1인당 GDP는 구매력 평가를 기준으로 보면 거의 비슷하지만 명목환율로 평가하면 일본은 한국보다 두 배나 높다"며 "이것이 바로 엔이 지나치게 과대평가 돼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월 개최된 한 토론에서 아베노믹스가 화폐전쟁을 불러올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 "엔화 가치가 급등하는 시기에 다른 나라들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때 일본은 조용히 있었는데 왜 다른 나라들은 일본의 확장적 통화정책에 대해 비판하는가"라는 반론을 펼친 바 있다. 

연구소는 이 같은 일본의 엔저 정책에 우리 경제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우리가 원화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하려면 자본이동에 대해 제약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산업생산성 수준에 맞는 환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미 도입된 거시건전성 3종세트(선물환 포지션 제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당금)의 기준을 강화하고 자본이동에 대한 규제를 추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