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일본의 소비시장을 이끌었던 기성세대가 전면에서 물러나면서 지모토족, 양키족, 마트족 등 새로운 젊은 소비층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다양한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이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게 나고야 무역관의 전언이다.  

●지모토족 = ‘지모토’란 지방이나 고향이란 뜻이지만 주로 그 지역에서 태어나 계속 살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은 활동범위가 좁은 편이며 지역 사람들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 사회적인 상승 욕구가 낮아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동일본 대지진 등이 계기가 돼 상호 결속을 중시하는 등 지금껏 보지 못했던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지녀 도시의 다른 젊은 세대처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친구를 사귀기보다 기존의 친구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도심과 지방 간 격차가 점점 커지고 대지진의 영향도 더해지면서 젊은 세대들은 도시로 나가기보다 부모와 같이 살거나 인근에 거주하려는 지모토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리쿠르트가 작년 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현재 근무지나 향후 원하는 근무지에서 ‘현재 거주지 인근’을 희망한 비율이 70%를 넘을 정도였다.

이들은 정보원이 주변 사람으로 한정적이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소비에 소극적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가격이 비싼 물건을 사기도 한다. 본인의 가처분소득으로는 무리지만 부모 세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매하는 식이다. 즉 부모의 근거리에 거주하면서 경제적 메리트를 충분히 누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양키족 = 일본의 도심에서 양키족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양키’는 사회에 대한 반항 등을 나타내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겉모습은 샐러리맨이지만 단지 소년 시절의 마음을 지니고 다양한 취미를 즐기려는 젊은 소비층을 의미한다. 인간관계가 많고 외출을 즐기며 스스로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통은 여성보다 남성이 소비욕구가 낮은 편이지만 양키족은 비교적 소비욕구가 높은 소비자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취미가 다양하고 개성이 강한 양키족은 캠핑카에 관한 관심이 많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11년 레저차량 생산대수는 전년 대비 29.5% 증가했고 구매자의 30%를 30~40대가 차지할 정도였다. 디지털 기기와 SNS의 발전 등으로 자유롭게 음악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됨에 따라 악기를 많이 찾기도 한다. 기타나 베이스의 판매가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잠재고객의 구매 의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액세서리 등 패션용품에 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은 타인의 평가보다 본인 입맛에 맞는 것을 구매한다.

도요타는 이들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모델로 핑크색 신형 크라운을 내놨다. 아직은 중장년층 이상의 구매비율이 높지만 젊은층 개척을 위해 마케팅을 확대할 예정이다. 스위스제 고급 시계인 휴블럿은 적극적인 이미지 마케팅으로 비싼 가격에도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데 본인의 만족을 위해 구매하려는 양키족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마트족 = 여성 잡지인 ‘마트’의 독자들을 일컫는 말로 부유한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젊은 주부 소비자층을 가리킨다. 이들은 주로 20대 후반에서 40대 주부들로 세대 수입이 연간 700만 엔 이상이다. 잡화나 인테리어용품에 관심이 많고 과감한 소비패턴을 보인다. 주변 사람과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과시하려는 점은 양키족과 비슷하지만 가족주의적이고 한정적인 생활권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점에서는 지모토족과 비슷한 면이 있다.

이들의 주요 구매용품은 고가의 조리용품, 주방용품, 건강용품 등이다. 르 크루제 냄비 등은 단순히 주방용품이라기보다 인테리어의 일부로 여겨지는데 디자인에 관심이 높은 마트족이 많이 찾는다. 또 일본에서 홈 베이커리의 전체 보급률은 20% 내외인데 이 중 마트 독자가 절반을 넘는다. 최초로 홈 베이커리를 발매한 파나소닉은 가전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소형화, 소음화를 실현한 홈 베이커리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원전사고 이후 마트족이 안전에 관심을 보이면서 워터 서버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나고야 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