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크림’은 ‘블레미시 밤 크림(Blemish Balm Cream)’의 약자로 원래 독일에서 환자 피부치료 후 외부 자극의 방지를 위해 발라주던 일종의 치료용 크림이었다. 그러던 것을 우리 업체들이 미용 화장품으로 재해석해 상품화시켰고 이제는 BB크림의 발상지인 유럽에 역수출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BB크림이 유럽에 상륙한 것은 2009년이다. 한-불 합작으로 설립된 에르보리앙이란 회사가 프랑스에 처음 선보였는데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다가 2011년 이후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가 화장품 종주국이 모인 유럽에 ‘한 수’ 가르쳐준 것이다.

실제 프랑스의 중저가 화장품 회사인 가르니에는 2011년 초 BB크림의 연간 판매량을 30만 개로 예상했으나 60만 개가 넘었고 작년에도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또 디오르, 메이블린, 클리니크,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유명 업체들도 앞 다투어 BB크림을 내놓고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와 관련, 프랑스의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가 유럽보다 자주 바뀌는 데다 성분재료 또한 유럽에서는 쓰지 않는 게 많다”면서 “한국의 트렌드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BB크림은 국내 유통 제품과는 달리 유럽인의 피부에 맞추어 개발되고 있다. 미백을 우선시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에서는 태닝 피부를 선호하다보니 미백성분을 줄이거나 없앴고 자외선 차단지수 역시 낮췄다.

이와 관련, 브뤼셀 무역관 관계자는 “에스테틱 강국인 프랑스에서부터 한국산 BB크림 열풍이 불면서 유럽 기업의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BB크림 이후 현재 한국에서 유행 중인 CC크림도 유럽에 진출한 상태이며 많은 회사들이 제품을 런칭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유럽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인삼 추출 BB크림처럼 그들에게는 낯선 향이 주목받고 있는데 복분자나 화산재 같은 새로운 성분을 연구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뤼셀 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