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고통 받는 이탈리아인들의 소비성향이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웃는’ 제품과 ‘우는’ 제품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리서치 전문기업인 닐슨이 최근 58개국, 2만9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경제불황을 맞아 이탈리아인들은 다른 유럽 소비자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물건을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들어 이탈리아 소비자의 구매력은 2008년 대비 14%나 하락했으며 지난 3월의 소비량 조사 역시 극심한 침체를 기록한 2012년에 비해서도 6%나 감소했다. 또한 3월 중 소비자신뢰지수는 2월의 86포인트에서 85.2포인트로 떨어졌으며 실업률 감소와 경제회복에서 대해서 2월보다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주머니도 얇아지고 심리도 위축되고 있지만 이탈리아인들이 신제품을 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닐슨에 따르면 40%의 응답자가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신제품을 살 용의가 있다’고 밝혀 오히려 유럽 평균치인 29%를 크게 웃돌았다.

그렇다면 이탈리아인들은 어떤 제품을 사고 어떤 제품을 외면했을까?

일단 방향제, 음반처럼 비생필품 소비를 줄였으며 가전제품처럼 큰돈이 드는 내구 소비재에 대한 지출도 아꼈다.

그런가 하면 사기는 사되 저가 위주로 구매하는 제품은 신상품을 경험하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기존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제품군이 많았다. 피부에 직접 닿거나 개인 선호 및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화장품, 향수, 헤어용품 등이 여기에 해당됐다.

불황 속에서도 호응을 얻은 제품이 있었는데 구매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구강용품과 청소용품, 그리고 유행이나 계절에 따라 디자인과 기능이 바뀌는 의류, 개인건강 관련 제품이 주인공이었다.

<밀라노 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