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라면 시장이 세분화되는 가운데 한국산 라면의 수출 증가세가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업체와의 제휴 등 철저한 현지화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2011년 세계 라면 판매량은 982억 개로 빵에 버금가는 2대 공업화 생산식품이다. 그리고 같은 해 중국의 라면 소비량은 483억9000만 개로 전 세계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 된다. 중국 대륙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라면은 1억 개로 1초당 1300명이 먹고 있다.

‘라면 대국’의 위상이 유감없이 발휘되어서 그런지 다른 부문과 달리 중국 라면 시장은 성장을 잊은 지 오래다. 2005년 480억 개이던 판매량이 2011년에는 500억 개로 20억 개밖에 늘지 않았다. 라면업계는 “0% 성장”이라고 평가하곤 한다.

중국 라면 시장은 전면에는 대만, 배후에는 일본이 있는 식이다. 2011년 라면 시장 점유율을 보면 캉스푸 40%, 바이샹그룹 17%, 화릉진마이랑 17%, 통이 15%, 나머지 70~80개 업체가 1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중 바이샹그룹을 제외한 캉스푸, 화롱진마이랑, 통이가 모두 대만-일본 합작기업으로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대만-일본 합작의 등쌀에 한국산 라면도 맥을 못추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라면류(HS 19023030) 수입은 3122만 달러였고 한국산은 660만 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2년 증가율이 전년 대비 5.7%에 불과해 2011년의 44.3%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2011년의 성장률 역시 2010년의 78.2%와 비교하면 많이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순위만 놓고 보면 한국산 라면의 인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소비자 그룹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라면만의 독특한 맛과 고가 포지셔닝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산보다 비싸면서도 단일 제품 위주로 출시되고 ‘신라면 발암물질 사건’ 이후 지금도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발암물질 관련 기사가 주를 이루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체상태인 중국 라면 시장에서 잘나가는 라면이 있을까? 있다.

캉스푸의 ‘홍샤오니우로우면’과 통이라면의 ‘라오탄쑤안차이’가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라면이며 최근에는 탄성이 강해 잘 끊어지지 않는 면, 튀기지 않은 오곡면, 달걀·햄이 들어있는 면 등 개성 있는 라면이 인기다. 이밖에 지방의 특색 있는 면을 표방한 ‘허난후이미엔’, ‘우한러간미엔’, ‘란조우라미엔’ 등도 많이 먹는다.

칭다오 무역관 측은 “중국 소비자의 영양과 브랜드 관심도가 커지면서 라면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다”면서 “우리 업체들은 핵심 고급 브랜드를 보호하는 동시에 다양한 계층을 겨냥한 제품으로 확장하거나 현지 기업과 제휴하는 등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칭다오 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