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은 최근 엔저 지속에 따른 일본의 중국 수출 영향과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베이징 사무소를 방문, 인터뷰를 진행했다. 중국에서의 엔저에 대한 일본의 시각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인터뷰 내용을 요약해 싣는다.  

- 최근 엔저가 지속되면서 각국에서 수출여건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엔저 추세를 어떻게 보고 있나? 중국에서의 수출확대 전략은 있나?
▲ 환율이 가장 낮았던 2002년 엔화가 달러당 120엔을 넘었던 적도 있었으며 현재 환율은 그렇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작년 11월에 비해 현재 엔화 환율은 20% 정도 절하됐으나 적정 환율을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본 정부와 JETRO 차원에서 특별하게 중국 수출확대 전략은 수립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엔저로 타국 반응이 좋지 않아 약간 조심하는 분위기다.

- 작년 말부터 지속된 엔저 추세에도 최근 일본의 대중 수출은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원인은 무엇인가?
▲ 우선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를 들 수 있다. 중국의 성장률이 8%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7.8%로 하락하면서 일본의 수출도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대중 수출이 줄어들고 있었는데 그해 9월 사건이 터지면서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특히 자동차와 전자제품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영유권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게 저리로 대출해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일본 기업은 올해 상반기 말 또는 하반기에는 수출이 분쟁의 영향에서 벗어나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기업의 생산수준 향상으로 일본에서 직수입되던 제품 대신 가격경쟁력을 가진 중국산이 내수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동펑과 토요타의 합작 기업인 동펑펑티엔 같은 기업이 중국산 부품 사용을 요구하면서 점차 일본 부품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 예전에도 일-중간 마찰로 중국에서 반일 분위기가 형성된 적이 있으나 단기에 해소되곤 했다. 이번 영토분쟁이 장기화되는 원인은?
▲ 과거 일-중간 마찰은 대부분 정부 차원에서 벌어졌으나 이번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은 일반 중국인의 반일 감정에 크게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종전의 갈등을 ‘정치는 차갑지만 경제는 뜨겁다(政冷經熱)’고 불렀으나 센카쿠열도 갈등은 ‘정치도 차갑고 경제도 차갑다(政冷經冷)’고 부르고 있다.

- 최근 엔저의 영향으로 중국 진출 일본 기업의 수에 변화가 있나? 중국의 생산비용 상승으로 일본으로 되돌아오는 기업은 없나?
▲ 현재 중국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은 2만4000개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 중국 상무부와 JETRO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베이징은 투자기업 수가 줄고 있으나 천진은 증가(14%) 추세다. 베이징은 중국 법인 본사나 각종 소매업, 서비스업이 집중해 있지만 천진은 제조업 기반이 강한 도시다. 따라서 코스트 상승 압력에 시달리는 일본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중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반면 베이징에 대한 투자 감소는 일본 소자본 자영업자의 경쟁력 상실이나 원가상승 등을 이겨내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엔저가 지속될 경우 중국 투자는 감소할 것이며 이는 2005~2007년 엔저 때도 비슷했다.
현재 일본 기업들이 본국으로 유턴하는 현상은 뚜렷하지 않다. 일본의 생산비용이 이미 너무 비싸기 때문이며 정부 차원에서도 유턴 기업을 위해 지원하지 않는다. 반면 중국 외에 아시아, 중동 등 비용이 낮은 국가로의 이전을 검토하는 기업은 많다.
한편 JETRO가 영유권 분쟁 이후 3400개 중국 진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적자인 기업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대다수가 여전히 중국을 최고의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대중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엔저에 따른, 특히 가격에 민감한 소비재 분야에서 일본 기업의 영향은 있나?
▲ 대부분의 생활소비재 제품은 일본이 아닌 중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엔저의 영향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다만 일본에서 생산할 수밖에 없는 고가 소비재는 엔저로 가격경쟁력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 엔저 효과에 대한 예측은?
▲ 일본 기업들이 엔저를 환영하는 게 사실이다. 예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수출이 늘고 있으므로 대부분 좋아하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중국에서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전자부품,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내부적으로도 대부분의 언론과 국민들이 엔저 정책을 반기는 분위기이며 장기 침체됐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 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