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버산업은 모든 면에서 공백상태…발전 가능성 커 -
 
중국이 늙고 있다. 2011년에 중국은 세계에서 노인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덩달아 실버시장도 커지고 있으며 정부는 관련 산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중국에 인접한 우리나라의 유력 시장이란 뜻도 되는데 이 소식을 코트라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UN의 세계인구 전망과 중국 제6차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2010년에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1억7776만 명이 넘어서 총 인구의 13.3%를 차지했다. 또 이듬해에는 1억8500만 명으로 세계에서 노인이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오는 2035년에는 60세 이상의 인구가 중국 전체 인구 4명 중 1명 수준으로 미국 총 인구보다 많은 약 3억80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며 2050년에는 4억4000만 명으로 늘어 세계 노인인구의 22%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한국 총 인구의 10배, 일본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 커지는 노인 소비시장=노인인구가 늘어나다 보니 이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올라가고 있다. 중국 시니어 시장의 크기는 2009년 5680억 위안에서 10년 뒤인 2019년엔 1조2060억 위안으로 2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인 글로벌 데모그래픽스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아직 경제력이 있는 50~64세 시니어들이 젊은 층보다 수입은 작지만 부양가족이 적어 소비여력이 젊은 세대보다 30% 더 크며 집과 필수 내구재도 이미 소유하고 있어 외식, 교양, 오락 등 선택성 지출이 활발하다.

아시아 지역 최대 종합의료 서비스인 IHH 헬스케어의 림촉펑 이사는 “중국에서 늙은 부모를 자식이 직접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전통이 여전히 남아있기는 하지만 산업화가 진전되고 소득수준도 높아지면서 노후를 굳이 자녀에게 맡기지 않으려는 부모세대도 늘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노인들이 실버산업의 제품 및 서비스에 의지하는 정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인터넷 하는 노인들=60세 이상 노년층의 인터넷 이용률은 2011년의 0.7%에서 2012년에는 1.8%로 1년 만에 2배가 넘게 늘었다. 중국 인터넷 사용인구 중 노년층의 비율이 앞으로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의 인터넷 쇼핑 역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부족한 실버용품=중국 노인인구 가운데 노인용품을 당장 필요로 하는 비율이 78.9%나 된다. 노인들이 가장 원하는 제품은 보청기, 돋보기, 보행 보조기, 목욕 보조기, 건강 보조기 등으로 노인인구의 27.5%가 필요로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번째로는 건강식품으로 27.4%가 지목했다.

쉬홍다오 저장성 노인학회 회장 겸 저장성 정협 부주석은 “중국 고령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들의 소비 잠재력이 커지고 있음에도 현재 공급되는 실버상품은 수요의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때문인지 주요 인터넷 쇼핑몰의 노인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왕에서는 노인용으로 2만 건이 넘는 상품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데 돋보기 달린 손톱깎이, 노인용 휴대전화, 전화 벨소리 확대기계, 바퀴 달린 지팡이 등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거의 중복되고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이며 디자인, 품질 또는 실용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 실버산업 키우는 중국=중국 정부는 12.5 계획에서 노령산업 발전을 주요 임무로 지정했다. 계획에 따르면 실버산업으로의 사회자본 투입, 노인의 합리적인 소비 유도, 노인용품 시장의 개발 및 성장을 통한 다양화된 요구에의 부응 등에 더해 사회보장 체계의 확립과 실현을 추진한다고 돼 있다.

□ 산둥성의 노령 박람회=산둥성의 ‘2008~2020년 인구 노령화 상황 및 대책 연구’에 따르면 2008년 말 산둥성의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1337만2800명으로 이미 중국 내 최다를 기록했고 노인인구가 전체 성 인구의 14.2%에 달했다. 또한 60세 이상 인구가 연 평균 72만6100명씩 증가해 2030년에는 3022만8400명으로 산둥성 인구의 31%를 차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이들의 소비규모는 1100억 위안이었고 2030년에는 1조1000억 위안으로 뛸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08년부터 매년 11월 산둥성에서 개최되는 국제 노령산업 박람회가 인기다. 베이징, 저장성 등 중국 주요 지역이 지난해 처음으로 노령산업 박람회를 개최한 것과 비교하면 실버산업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박람회에는 중국, 미국, 네덜란드, 영국, 대만, 홍콩, 독일, 덴마크, 스웨덴, 한국, 일본 등 10개가 넘는 국가 혹은 지역에서 200여 개의 업체가 참여했으며 업계 인사 5000여 명과 일반인 관람객 2만여 명이 참관했다.

□ 우리 기업의 진출전략=‘실버산업=틈새시장’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노인 관련 서비스 및 금융산업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현지 무역관의 판단이다. 실버산업은 노인 전용이라는 산업 특성상 시장크기가 비교적 작은 틈새시장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시장을 단지 의료기기나 보험시장 정도에 국한해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버시장은 사실 모든 일상 영역에서 존재하며 특히 젊게 살고자 하는 고령층의 욕구에 부응해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신체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고령층이 예전처럼 활발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아이템을 공략해야 한다. 또한 일상용품 이외에도 노인관광·여행, 노인의료, 노인보험, 재테크 등 모든 방면에서 상당한 공백이 있는 만큼 이러한 서비스 분야에도 적극적인 개발과 진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