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수요조사 통한 현지화 전략…우리 기업도 참고할 만 
노천카페 달달한 맛 선호
‘토종’트룽옌 등 응전 채비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가 이달 중 베트남에 상륙한다. 스타벅스의 베트남 진출이 주목되는 것은 현지 프랜차이즈 시장이 이미 상당 부분 개방됐기 때문이다. 베트남 진출을 고려 중인 우리 기업에게도 좋은 사례가 될 스타벅스 사례를 하노이 무역관을 통해 알아봤다.
 
□ 스타벅스, 베트남에 입성하다=스타벅스가 이달 중 호찌민시에 1호 매장을 열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베트남 내 커피전문점 브랜드 간 경쟁구도와 다른 프랜차이즈의 베트남 진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 졸리비, 롯데리아 등 다국적 프랜차이즈가 진출했고 베트남 인들의 높은 커피 기호도를 감안할 때 스타벅스의 진출은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커피 프랜차이즈는 국민소득과 직결되는 영역으로 그동안 베트남의 시장 성숙 여건을 주시했고 지금이 진출 최적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현대적인 커피전문점은 현지 브랜드인 트룽 옌과 하일랜드가 주도하고 있으며 외국 브랜드로는 글로리아 진스(2007년 1월)와 커피빈(2009년)이 진출했다.

베트남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2011년 패스트푸드 시장은 약 8700억 동(42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2008부터 11년간 커피 소비시장은 약 65% 늘었으며 35세 이하 연령의 3/5이 커피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동남아 진출은 1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태국·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2008년 1인당 소득 1000달러를 넘어 중소득국 대열에 진입하면서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는데 2011년 말부터 본격적인 매장 개설을 추진, 1호 매장 개설을 계기로 올해 안에 3~5개의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 스타벅스의 전략과 도전=스타벅스는 베트남이 중국, 인도와 다른 독특한 커피 문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은 전통적인 차 문화국이지만 브라질과 함께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며 최근 들어 커피 소비가 늘고 있다. 베트남 인들은 노천 카페의 간이 탁자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익숙하며 진한 커피에 연유와 설탕 등 단맛을 내는 것을 좋아한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커피를 공급할 계획이며 향후 하노이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도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베트남의 젊은 층이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는 현대적인 분위기를 원하는 만큼 스타벅스가 베트남의 최적의 브랜드이자 맛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베트남의 고급 커피문화를 주도한 현지의 트룽 옌 커피와 하일랜드 커피는 스타벅스의 진출을 경계하면서도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60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트룽 옌은 스타벅스와 시장이 서로 다르다고 보고 있다. 또한 전 세계 60개국에 원두커피를 수출하면서 200여 개 소매점을 운영하고 있어 커피의 품질 면에서 스타벅스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당 르 응옌 부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스타벅스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입맛을 간과하고 있으며 그들이 팔 수 있는 것은 커피맛 음료수와 쾌적한 소파와 음악뿐”이라고 혹평한 바 있다.

베트남 커피전문점의 현대화를 주도하고 있는 하일랜드 역시 매장을 시내 중심부, 랜드마크 등에 입점시켜 최고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자신하면서 매장에 배경 음악, 인터넷 등의 시설 투자를 감행,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그런데 베트남 소비자에게 맞는 커피를 공급하겠다는 스타벅스의 실질적인 타깃은 소득 상위계층, 신세대 및 여성 소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 시내 일반 카페에서 판매되는 커피는 한잔에 약 1만 동(0.5달러)이며 트룽 옌에서는 약 6만 동(3달러)이다. 그리고 커피빈에서 판매되는 카푸치노 한 잔 가격은 약 7만 동(3.5달러)이다. 스타벅스 커피는 이들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회사 마케팅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현지 패스트푸드 업체와는 경쟁하지 않을 것이며 상위계층을 대상으로 고급스럽고 쾌적한 분위기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참고할 만한 베트남 진출전략=무엇보다 최근 베트남의 커피전문점 트렌드와 베트남 소비자들만의 독특한 음용 방식을 분석해야 한다. 스타벅스 브랜드 도입을 컨설팅한 전문가에 의하면 최근 베트남의 외식 문화 추이, 특히 커피는 젊은 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맛보다 분위기를 중시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또한 현지에서 글로리아 진스와 커피빈의 매장은 각각 6개와 8개에 그쳐 100여 개 이상을 확보한 KFC, 롯데리아보다 저조한데 이는 라떼 등 뜨겁게 끓인 커피에 익숙하지 않은 베트남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즉, 베트남 커피 프랜차이즈 진출은 진한 맛에 익숙한 베트남 인들의 입맛을 어떻게 사로잡을 것인가에 달렸으며 매장 확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여전히 유망하지만 이미 개방된 베트남 프랜차이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KFC의 최초 베트남 진출은 1997년이었으나 영업이익을 기록한 시점은 7년 후인 2004년이다. 이후 KFC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해 제1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부상했다.

독자적 진출이 여의치 않은 경우 현지 실정을 잘 알고 마케팅 능력이 있는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수다. 스타벅스의 이번 베트남 진출은 프랜차이즈 진출이 아닌 홍콩의 맥심그룹과의 합작 형태라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커피 등 식음료 프랜차이즈의 진출은 정교한 수요조사를 통해 현지인의 맛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현지화 전략 또는 대도시의 상위 소득계층이 선호하는 현대적 분위기를 중시하는 고급화 전략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호치민 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