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가세로 급속 성장
‘오명’ 벗고 합리적 소비 키워드로 

고가의 수입브랜드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병행수입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등촌동 NC백화점 강서점은 1층 매장의 절반이 병행수입 편집매장인 ‘럭셔리갤러리’가 차지하고 있다. 이 매장에선 해외 명품브랜드 제품을 일반 백화점에 비해 10~20% 가까이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 11번가는 고급 유모차로 인기가 높은 스토케의 제품을 직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선 품절사태를 빚은 핑크색과 2012년 흑룡의 해 기념 한정판 유모차를 시중가보다 30% 가량 싸게 팔아 완판을 기록했다.

인터파크도 유아용 제품 전문몰인 ‘베이비프리미엄’의 매출이 20% 가량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기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고가의 해외 유아용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고객이 몰리고 있다.

이마트도 지난 2010년부터 병행수입을 하면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선보인 레키 등산 스틱은 한 쌍에 6만 9000원 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덕분에 2400세트가 5일만에 매진됐다. 또 리바이스 청바지와 뉴발란스 운동화 등을 최대 60% 싸게 판매하고 있다.

병행수입은 국내 공식 수입업체가 아닌 일반 수입업자가 직접 구매 등 다른 유통경로를 통해 물건을 수입하는 것을 말한다. 수입 공산품 가격을 끌어내리기 위해 지난 1995년부터 허용했지만 일각에서는 병행수입 제품이 위조상품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관세청은 지난 5월 병행수입품 통관인증제를 도입했다. 통관인증제는 수입업자가 적법하게 수입한 상품에 대해 정식 수입통관 사실을 표시토록 한 것이다.

소비자는 통관 내용을 스마트폰 등으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어 안심하고 정식 수입품을 구입할 수 있다.

최근 이마트와 NC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병행수입품을 본격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정품여부와 애프터서비스(A/S) 문제가 해결되면서 병행수입제품의 신뢰를 한층 높였다.

안산에 사는 회사원 이재환(28)씨는 “백화점에서 사는 것도 좋지만, 마음에 드는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병행수입 제품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소비자 시민 모임이 전 세계 18개국 주요 도시에서 판매되는 55개 제품의 가격을 조사 비교한 결과, 30%인 17개 제품이 가장 비싼 5위 안에 포함됐다. 특히 삼성 갤럭시 S3 스마트폰은 국내 평균 판매가격이 99만 4000원으로 미국의 73만 7000원보다 35%나 비싸 2위를 차지했다. 미국산 와인과 분유는 각각 4배와 2.2배 비싸 1위를 차지했고, 일부 화장품 제품과 리바이스 청바지, 일리 커피 등 6개 제품은 2번째로 비쌌다.

소시모 관계자는 “정부는 물가안정 및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제품의 수입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병행수입 활성화시켜 가격 경쟁을 유도하여 수입제품의 가격 인하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