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분유 파동’이후 자국산 불신
한국제품 홍보부족 소비자 인지못해
구매경험 중국인 사이선 선호도 높아
 
중국에서 토종 분유가 발 붙이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멜라민 분유’ 파동에 더해 가정마다 한명인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웬만한 가정에서는 수입 분유를 먹이려는 욕심이 강하다. 그런데 한국인과 일본인은 중국인과 체질이 비슷하고 식습관이 유사해 분유 시장 진출여건은 꽤나 좋은 편이다. 특히 작년 원전사태 이후 중국 소비자들은 일본 분유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우리 분유가 중국에 들어가기 좋은 시기라는 게 상하이 무역관의 판단이다.
 
□ 신뢰도 추락한 중국 분유=멜라민 파동 이후 중국 소비자들은 안전한 분유를 많이 찾고 이 때문에 중산층 이상 가정에서는 웬만하면 수입 분유를 먹이고 있다. 최근에는 안전성 문제 때문에 직접 키운 양젖을 아이에게 먹이는 가정까지 등장했다. 중국의 경제전문 온라인 사이트인 중진재선이 올 상반기 실시한 ‘당신은 국산 분유를 신뢰합니까?’라는 조사에서 응답자의 75% 이상이 ‘외국 분유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2008년 멜라민 분유사건 발생 전 중국산 분유의 시장 점유율은 60%였다. 그러던 것이 2010년에는 수입 분유와 중국산 분유의 점유율이 엇비슷해졌고 작년에는 수입 분유가 처음으로 중국산을 앞질렀다. 올해의 경우 수입산이 70%를 넘어섰다.

중국 세관통계에 따르면 2008년 분유 수입량은 14만 톤에 불과했으나 2009년에는 31만 톤으로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또 2010년에는 48만 톤으로 다시 55%가 늘었다.

□ 고급 분유의 85%는 수입산=중국의 산업전문 연구기관인 중터우컨설팅연구센터가 발표한 ‘2009~2012년 중국 분유시장 투자분석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품의 고급 시장 점유율이 2008년 초 70%에서 2011년에는 85%로 늘어났다. 미드존슨 뉴트리션이 25%로 가장 높고 이어 와이어스(20%), 듀맥스(12%) 순이었다. 이들 3개사 제품의 점유율이 고급품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작년 인기 분유 10위권 브랜드 중 6개가 외국산이었다. 이 기간 중 중국 분유시장에 새로 진입한 브랜드는 약 20개이며 이 중 유럽산이 절반을 차지했다. 호주의 올뉴트리아 분유, 일본의 메이지 분유도 선전했다. 특히 일본인과 중국인은 체질이 비슷하기 때문에 메이지 분유가 중국 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 비싼 수입 분유=올 1월 상하이 해관을 통해 수입된 분유의 평균단가는 톤당 5103달러로 1㎏당 32위안에 해당한다. 포장, 운임, 판매비용을 포함해 분유 한통 900g의 원가는 100위안 미만이다. 그러나 고급분유 소비자가는 400~500위안으로 폭리에 가깝다는 불만이 많다. 업계 전문가는 분유가 수입된 후 대리비용 10%, 중간 판매상 이윤 20~30%, 유통비용 10~20%, 20~30%의 운영비에 관세와 운송비 등을 합치면 수입분유 가격이 비싼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실제 이들 수입산의 소비자 가격은 수입 원가의 2~3배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이윤이 적어도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유명 온라인 시장에서 와이어스 골드 1단계 900그램 제품 판매가가 8.99파운드라면 중국 온라인 사이트인 타오바오에서 제품포장은 다르지만 동일한 제품의 판매가는 248위안으로 영국의 3배에 달한다. 홍콩 바이오스타임 분유도 총 이윤은 70% 이상이다.

□ 급등하는 수입분유 가격=둥팡농용컨설팅센터가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멜라민 분유 사태 이후 중국 내 수입분유 가격이 급등했다. 미드존슨뉴트리션, 애벗래버러토리스, 듀맥스, 네슬레, 와이어스 등의 가격인상 폭은 평균 10%였다. 2008년에 비해 현재 분유 한 통당 최소 50위안에서 최대 100위안가량 올랐다. 지난 3년간 애벗래버러토리스, 와이어스 등 외국 분유도 제각기 가격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비자들은 외국 분유를 선호하고 있다.

□ 홍보 약한 한국 제품=중국에서는 한국산 분유 광고를 찾아보기 어렵다. 조선족 부모를 제외하고는 소수의 한족 부모만이 ‘한국의 분유 브랜드를 들어봤다’고 답하는 정도다. 심지어 ‘한국에 분유 브랜드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미드존슨뉴트리션 등 유명 브랜드에 비해 한국 분유 브랜드의 구매 채널 또한 매우 제한적이다. 상하이의 경우 구미, 일본, 호주산 등은 일반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한국 브랜드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소수의 한국제품 전문 매장이나 온라인상에서만 판매될 뿐이다.

타오바오의 거래 사이트는 4년간 한국 분유를 판매했으며 현재 남양 임페리얼, 일동 후디스, 매일유업의 분유, 영아식품·용품을 판매 중이며 한국의 몇몇 분유기업과도 직접 거래하고 있다. 또 한국산 영아용품 전문점은 한국에서 수입한 영아식품과 용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임페리얼, 명작, 궁, 일동 프리미엄 등 남양, 매일우유, 일동후디스 제품이다.

수입 정품을 취급하는 마이러고우와 온라인 매장인 'www.m6go.com'은 2009년 중국 시장에 진입해 주로 산모와 영아제품을 판매하며 한국산으로는 임페리얼 분유와 매일유업의 궁이 있다.
□ 중국인의 의견=수입 분유 대리업체를 인터뷰한 결과 대부분의 대리상이 한국 분유를 접촉해 본 경험이 없으며 한국 분유를 잘 알지 못했다. 일본 원전사태 이후 일본 분유를 대신해 여타 아시아산 분유 수입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

대신 한국산 분유를 알고 구매하는 중국 소비자는 적지만 구매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한국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중국 소비자들은 앱솔루트명작 제품이 한국인의 영양기준에 따라 제조됐으며 같은 동양인이기 때문에 중국 영아에게도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우유를 마시는 습관이 없기 때문에 유당 분해효소가 부족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데 네덜란드의 영아분유 제조법은 이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즉 분유는 품질도 중요하지만 영아에게 적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