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67.5%, 중소기업 44.5% 인증
 
지난 7월 발효된 한·EU FTA가 4개월이 지났지만 對EU 수출업체 반 이상이 FTA 특혜관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아 공개한 ‘11월 1일 기준 원산지인증 수출 현황’에 따르면 한·EU FTA 특혜관세 활용의 필수조건인 원산지인증수출자로 지정된 업체가 對EU 수출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에 따르면 총 8206개에 달하는 원산지 인증수출자 지정 대상 기업 중 지난달까지 인증수출자 지정을 완료한 업체는 3734개(45.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인증수출자 지정 대상 419곳 중 283곳(67.5%)이 인증됐지만 중소기업들은 인증 대상 업체 7787곳 중 3451곳(44.5%)만이 지정됐다.

지방자치단체 원산지 인증수출자 지정 현황에서도 대상 기업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서울(2532개) 및 경기(2490개) 수도권 지역의 인증수출자 지정률은 40%를 넘기지 못했다. 또 수출 기업이 집중된 부산도 42%라는 낮은 지정률을 기록했다.

박 의원은 “한·EU FTA가 발효된 지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중소기업의 인증수출자 지정 비율이 44%에 머문다”며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더라도 중소기업들의 수출 늘리기를 통한 수출제품 다양화 없이는 한EU FTA의 폭넓은 관세인하 혜택은 그림의 떡”이라며 지적했다.

그는 또 “FTA 발효 후 4개월 동안 지난해 동기대비 37억 달러의 무역수지가 줄어든 건 예상된 일”이라며 “FTA 특혜관세혜택을 받기 위해선 인증수출자로 지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거대 경제권과의 첫 FTA인 한·EU FTA 4개월의 초라한 성적표는 정부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한·미 FTA 속도전’이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건 FTA비준 속도전이 아니라 보완대책 속도전이므로, 제대로 된 협상 검토를 통해 국익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