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비준’돼도 현안 산적…시간태부족
  
지난 3일, 10일 국회 본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무산된 뒤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전격 방문한다.
이대통령은 국회에서 여야 지도층을 설득해 교착상태를 면치 못하는 한-미 FTA 비준의 필요성과 원만한 처리를 당부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국회방문이 FTA 비준안 처리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 않다.

야당은 “새로운 제안도 없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방문한 것 뿐이고 FTA 여야 타협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다보니 한미 두 나라 정부가 잠정합의한 내년 1월 1일 FTA 발효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될 것이라는 희망은 여전하지만, 내년 1월1일 FTA를 발효를 위해서는 남은 절차가 너무 많아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1일 발효된 한-EU FTA 경우도 5월 3일 국회에서 비준안이 통과된 뒤 두 달이 지난 뒤 가까스로 6월 30일에야 하위법령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정도로 시간에 쫓겼다.
그런데다 한-미 FTA 협정문은 한-EU의 그것에 비해 범위가 넓고 복잡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한-미 FTA 발효를 위해서는 비준안 처리 외에도 협정문 내용을 반영한 14개 부수법안을 통과시켜야 하고 그밖에 시행령-시행고시 등 개정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정부 FTA 실무 담당자는 "모든 업무를 포기하고 당장 이 일에 매달려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보통 법령개정은 20일 이상의 입법예고, 차관회의-국무회의-공표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24일 처리'를 감안해도 법령정비의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최석영 통상교섭본부 FTA교섭대표는 "업계에서는 내년 1월 1일에 FTA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해 구체적인 교역계획을 모두 수립해 놓았는데 자칫 다 망치게 생겼다"고 염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