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 · 중국한테 치이고 대지진과 엔고를 겪으면서 수출액과 수입액이 역전, 무역수지가 31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지 언론들은 일본의 1~9월 무역수지가 1조 3093억 엔의 적자를 기록했고 이로써 올해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 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전자기기 분야에서는 올해 2000억 엔의 적자가 예상된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일본에서 만든 제품을 광고할 때 ‘일본에서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이는 일본 땅에서 만든 제품이 그만큼 귀하다는 얘기다.

일본은 자국 땅에서 만든 제품이 해외로 나가는 것에 비해 해외서 만든 제품이 일본 안으로 들어오는 비중이 크게 늘면서 무역수지도 역전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일본의 무역수지 역조는 올해 3월 발생한 대지진과 그에 따른 엔고 때문에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대지진으로 원전사고가 터지면서 전력난에 직면 일본내 공장을 제대로 가동 못했기 때문이다.

지진 직후 간판기업 도요타가 자동차 감산에 돌입했고 도호쿠(東北)지방의 다른 공장들도 가동을 멈추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기업들은 중국 동남아 등 해외로 눈을 돌리며 해외생산 비율을 크게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이 같은 ‘일본적요인(지진 · 엔고)’을 극복하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엔고가 심화되고 한국과 중국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힘겨운 모습이다.
지진 · 엔고 두 악재 외에 한국의 기술력과 중국의 노동력에 협공당하면서 ‘수출대국’ ‘흑자대국’이라는 일본의 수식어가 사라지게 생겼다.
언론들은 일본이 올해 3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다면 그 중요한 원인으로 ‘한국과 중국의 시장 잠식’을 꼽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제품이 일본을 추월했다는 보도가 자주 등장한다.
한국의 스마트폰이나 액정TV는 전자제품 강국 일본을 벌써 앞질렀고, 리튬이온전지 분야는 삼성이 이미 세계 2위로 도약하면서 한국이 일본을 꺾어놨다.
한국의 TV업체는 파나소닉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었고(주간무역 216호 보도), 일본의 자존심 소니도 바짝 움츠리게 만들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7월에 예상했던 내년 3월 결산까지의 실적을 600억 엔 흑자에서 900억 엔 적자로 대폭 수정했다.
소니의 ‘잿빛수정안’은 엔고를 염두에 둔 추정치이겠지만 이면에는 한국 업체들에게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소니는 예상 TV판매량도 2200만대에서 2000만대로 낮춰 발표했다.
중국도 저가 물량공세로 일본을 괴롭히고 있다.
일본 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일본은 올 상반기 대중무역적자가 전년 동기대비 4.3배 늘어난 67억4567만 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