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소재한 성일아이엔지는 질 좋은 폴리프로필렌의 수입에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회사는 수입한 폴리프로필렌을 1~3차 가공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만든 다음, 수입단가 보다 3~4배 높은 화학제품으로 재탄생시켜 수출하는데 고품질의 폴리프로필렌을 수입해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필자는 멘터로서 이 회사의 수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먼저 대략적인 수입 단가를 알아보기 위해 폴리프로필렌의 국내 수입물량과 국내 수입금액에 관한 신뢰할 수 있는 자료 조사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해당품목의 정확한 HS 10단위 품목분류가 있어야 하는데 무역협회 전문관세사를 통해 확인해 보니 HS3903.11.0000에 해당했다.
이 품목분류를 바탕으로 무역협회 kita.net의 무역통계를 활용해 수입물량과 수입금액을 조사했고, 물량과 금액을 기초로 대략의 평균 추정 수입단가를 파악했다. 아울러 이 품목의 업계 동향을 모니터링 하고자 관련품목을 취급하는 국내수입업체 10곳의 현황 정보도 같이 수집했다.

유관기관의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단체인 한국발포스틸렌재활용협회 책임자를 통해 제품 수입동향에 대한 내용도 일부 파악했다
해당 품목의 경쟁력 있는 생산자 및 취급자가 일본 회사들이라는 것을 조사 자료와 업계로부터 확인한 만큼, 일본내 우수 수출업체를 찾아보고자 무역협회 일본지부에 요구사항과 관심사항을 전달했다. 며칠 후 일본지부로부터 신뢰성 있고 유망한 대형 수출업체 3곳의 기업현황 자료를 송부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성일아이엔지는 최종 단계에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을 포기했다. FTA 효과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검토 끝에 한-아세안 FTA에 따라 필리핀으로부터 수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결국 필리핀의 거래선과 수입계약을 체결하기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
필자는 필리핀으로부터의 원자재 수입에서는 FTA 활용이 핵심이라고 보고, 적용관세율 및 원산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자문했다. 이 품목을 올해 수입할 경우 6.5%관세율이 적용된다고 자문했지만, 이 회사의 화물운송을 담당할 포워딩업체는 8.0%의 관세율이 적용된다고 했다. FTA에 따른 연도별 적용관세율 이해에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 필자는 무역협회의 전문관세사를 통해 다시 확인했고, 적용 관세율이 6.5%라는 것을 최종 확인했다. 멘토링 덕분에 수입원가 경쟁력에서 여유가 생겼고, 수출에서도 그만큼 더 유리해진 것이다 .
이와 함께 FTA관세율을 적용 받기 위한 현지 원산지 증명 및 확인서 발급에 관해 협회 관세사를 통해 정밀 자문하고 지원했다.

성일아이엔지는 1년에 걸친 메일발송과 현지방문 끝에 필리핀에서 경쟁력 있는 원료 공급업자를 찾았고, 지난 6월에 1차 수입을 완료했다.
이어 까다로운 일본 바이어와 수차례의 긴밀한 협의 끝에 이 원료를 가공한 완제품을 수출하기로 8월 최종 합의했다. 수출 대금의 50%를 선불로, 나머지 절반은 사후에 받는 비교적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필자는 수출의 첫 과정인 수출계약서 작성을 도왔다. 수출조건이 그리 특수하지 않은 만큼, 번거로운 일반계약서(Sales Agreement)를 별도로 작성할 필요 없이 그동안 바이어와 몇 차례 주고받았던 견적송장(Proforma Invoice)을 수출계약서로 대신해도 무방하다고 자문했다. 다만, 바이어가 품질하자에 대해 클레임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만큼, 이 Proforma Invoice에 부속조항을 만들어 클레임에 대한 예방조항을 특히 강조하여 삽입토록 권고했다.

수출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지출되는 운송보관 등의 물류비용과 금융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컨설팅했다. 현재 무역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RADIS(수출입운임할인서비스)를 활용하면 23개 중대형 물류업체로부터 수출할 물품의 국내 운송비용과 국제 운송비용, 보관비용에 대한 상세한 견적을 받을 수 있으며 우대요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또 성일아이엔지가 시중 E은행을 통해 무역거래를 하게 되면 협회가 올 상반기 중에 E은행과 맺은 특별협약에 따라 환전 및 송금비용 등의 금융수수료를 횟수 제한 없이 최대 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성일아이엔지는 내년 2월부터 일본에 물량을 내보내기로 했다. 현재 원료 수입가격보다 약 4~5배 높은 수준의 완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가공작업 중이다. 수입과 수출 모두 첫 거래다. 성일아이엔지가 2년에 걸쳐 선적할 수출 계약금액은 약 11만 달러에 달한다.
성일아이엔지 관계자는 “한국무역협회가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도와줘 큰 도움이 됐다”며 “자칫 놓칠 수 있고, 손해 볼 수 있는 것에 대해 미리 예방하고 대비하는 방법과 절차를 알려줘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