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업계가 높은 실업률에도 노동비용이 오르자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뉴욕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경제학자인 피터 뉴랜드는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데도 기업들이 가격인상을 하게 만드는 노동비용 상승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27개월 중 25개월 간 9%대 이상을 보이고 있지만, 7월 민간부문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작년 대비 2.3% 상승해 2009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산층이 주요 소비층인 미들 마켓 기업들은 이윤을 보호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나섰다. 시장조사기관인 바로우 리서치 어소시에이트는 “연 매출이 1000만 달러에서 5억 달러 사이의 기업 중 지난 12개월간 소비자 가격을 인상한 기업은 올해 53%로 작년의 32%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소매업체와 요식업체 중 ‘향후 12개월간 추가적인 가격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한 비율이 작년의 41%에서 올해는 61%로 증가했다.

의류 소매업체인 크리스토퍼 앤 뱅크스는 5월과 6월 20%, 캐주얼 메일 리테일 그룹은 1분기 중 5%의 가격을 올린 데 이어 2분기에도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요식업체인 비제이스 레스토랑과 페이머스 데이브즈 오브 아메리카는 일부 메뉴의 가격을 2% 이상 올렸다.

연 매출이 1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 사이인 소규모 소매업체들 역시 공격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가격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미 소매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당장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 노동부 발표로는 지난 7월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간 가장 큰 상승률인 연율 1.8%로 증가해 기업들의 소비자 가격 인상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