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발효 후 7월 한달 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월별 결제금액 변동폭이 크고 전년 동월 실적의 기저효과가 일어난 선박을 제외하면 對 EU 수출은 약 9.9% 증가해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무역협회에서는 발표한 ‘한·EU FTA 발효 이후 - 현지 우리 기업의 체감 효과 및 활용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8월 EU 소재 법인(15개)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주간무역>에서는 무역협회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자세한 내용을 분석했다.
 
7월의 對EU 수출실적과 FTA
 
2011년 7월 1일 한·EU FTA 발효 후 7월 한달간 對EU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5.3% 감소한 42억2000만 달러, 수입은 36.7% 증가한 4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월별 결제금액의 변화가 크고 전년 동월 실적의 기저효과가 나타난 선박을 제외하면 수출 역시 전년 동월대비 9.9% 증가했다.

수출 증가는 자동차, 석유제품, 합성수지, 철강판, 컴퓨터, 자동차부품 등 관세인하 혜택 품목이 주도한 모습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자동차, 선박, 석유제품, 자동차 부품, 디스플레이의 순서이나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 기준으로는 자동차(88.5%), 석유제품(70.1%), 합성수지(34.4%), 철강판(25.5%), 컴퓨터(16.0%), 자동차 부품(15.5%) 등의 순서로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합성수지, 자동차 부품 등은 관세가 높은 편이어서 FTA의 효과가 컸을 것으로 평가된다. 선박,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전통적 주력품목의 수출은 감소했으나 대부분 무관세 대상 품목이어서 FTA의 직접적인 효과와는 무관하다.

EU는 남유럽발 재정위기로 상황이 악화되며 대외수입이 지속적으로 감소세에 있는 가운데 우리의 對EU 수출은 선전했고, 여기에는 한·EU FTA가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기업의 체감사례 5
 
① 관세철폐(인하)에 따른 가격경쟁력 높아 = 석유화학 제품을 수출하는 A사의 경우 6%의 관세 철폐(인하)로 가격경쟁력이 제고됐다. 석유화학제품의 7월 한달간 對EU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42.6% 증가했으며, 특히 석유화학합섬원료(637.7%), 합성고무(53.6%)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산업용 장갑을 수출하는 B사 역시 8%의 관세철폐로 가격경쟁력이 제고되고 영업마진이 상승했으며,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C사는 2.2~2.5%의 관세철폐로 법인의 관세 부담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② 현지 바이어 관심 증가 = 석유화학 제품을 수출하는 E사 관계자는 “6%의 관세철폐에 대해 현지 바이어의 관심이 높아 아직 가격을 인하하지 않았음에도 경쟁사 제품을 거래하던 바이어가 한국산 제품으로 거래선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전제품을 수출하는 F사의 경우 백색가전 제품의 수출이 품목에 따라 최대 30%까지 증가하고 있어 FTA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무선통신기기 부품에 대한 혜택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③ 통관 비용 감소 = 수출상품의 포워딩 업체인 G사는 아직은 FTA 혜택이 적용되는 품목이 많지 않으나 기업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특히 관세납부 절차에 필요한 대기 시간이 감소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④ HS코드분류 고민 없이 관세혜택 = 안마의자를 수출하는 H사는 안마의자가 의료기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무관세 혜택을 누려왔지만 FTA 발효로 새로 출시한 제품의 의료기기 분류(무관세 적용 유무)에 관계없이 관세철폐 혜택을 받게 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 향상 및 행정비용 감소를 기대하게 됐다.
 
⑤ 부품에 대한 관세철폐로 생산비용 절감 = 의료용품을 수출하는 I사는 유럽 물량의 적시 생산·판매를 위해 현지 제조공장을 설립할 계획인 가운데 FTA가 발효됨에 따라 한국산 원자재 및 부품을 무관세로 보다 많이 수입할 수 있게 돼 기업 경쟁력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FTA 활용 극대화 위한 전략
 
현지 법인들은 FTA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바이어들에게 FTA의 혜택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FTA 체결 사실은 물론 관세철폐 내용과 그에 따른 가격적 메리트를 바이어뿐만 아니라 중간상, 대리점, 최종 수요자 등에 적극적으로 홍보해 수요를 자극해야 한다.

또한 관세철폐 혜택이 큰 품목을 우선적으로 발굴하는 등 기존 수출실적이 없던 상품도 수출해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하며, 국내외 생산체제에 대한 재조정을 통해 최적의 SCM 체제를 구축, 해외 생산시설을 국내로 다시 복귀시킬 필요가 있다.

향후 FTA 효과가 더 커지기 위해서는 여전히 몇몇 과제가 있다. 일부 업체들은 인증수출자로 지정되지 못할 경우 FTA 혜택을 받을 수 없음을 지적하고 지속적으로 인증수출자 지정 필요성을 홍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EU내에서의 FTA와 한국산의 매력에 대한 낮은 인지도를 개선하고 원산지기준 충족을 위한 국산·EU산 부품 및 소재 사용을 확대해야한다.

FTA 특혜 원산지를 인정받기 위한 기준 중에는 품목에 따라 역외산 부가가치를 일정 비율 이하로만 써야하기 때문에 제3국산 재료를 국내산 또는 EU산으로 대체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FTA 발효 초기에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바이어에게 가격적인 메리트를 인지시킬 필요가 있으므로 관세철폐의 일정 부분을 가격에 반영시키는 것을 적극 고려하는 것도 FTA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끝으로 국제기구로부터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기타 동식물 위생검역 관련 조치로 인해 우리 농·축·수산·식품의 수출이 제한되지 않도록 적극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