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나라’인 터키와 우리나라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작년 초 FTA에 관한 첫 협의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3차에 걸친 협상을 통해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단계입니다. 두 나라 모두 올해 안에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일단 터키 정부는 조만간 FTA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 8월 한국을 공식 방문한 터키 경제부장관은 “한국과의 FTA 협의가 진전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터키 정부는 FTA가 체결되면 한-터키 교역에서 극심한 무역역조 현상이 개선되고 한국의 터키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터키 정부는 한국 기업의 대형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공장 증설(4억 달러), 포스코의 스테인리스스틸 공장 투자(3억5000만 달러)가 대표적입니다. 포스코는 초기 투자 이후 10억 달러까지 추가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합니다.

만약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한-터키 FTA가 발효될 경우 국내 업계는 어떤 분야에서 주로 혜택을 볼까요?

일단 자동차 및 부품산업이 떠오릅니다. 현대차 터키 법인의 생산규모가 늘어나고 협력업체의 동반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터키 시장 및 주변국 시장의 확대에 따라 수입규모 역시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석유화학 부문은 터키 내 생산이 미약하다 보니 전체 수요의 20%밖에 충당하지 못해 수입 의존도가 높습니다. 따라서 한국산 유화제품의 평균 관세율이 6.5%인 상황에서 FTA이 체결된다면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산업도 유망합니다. 터키 경제가 고속 성장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전력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따라서 원자력발전,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대표되는 에너지 부문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 발전 기자재 등의 수출이 기대됩니다.

교통인프라 산업도 주목할 만합니다. 터키는 화물 및 승객운송 중 도로의 비중이 90%나 돼 고속철, 철도 등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가 시급합니다. 터널, 교량, 고속도로 등의 프로젝트 사업 역시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의 SK건설은 이미 이스탄불 해저터널 프로젝트를 수주해 착공을 준비 중입니다.

정보통신 산업의 경우 터키의 인터넷 인프라가 급격히 개선되면서 선진국 수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간 유럽 기업이 주도하던 공공 및 민간의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프로젝트를 우리 기업이 수주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