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걸리던 카자흐스탄 90일 소요
中 운임 할인제도 폐지까지 ‘이중고’

최근 TCR을 이용하는 화물 물동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카자흐스탄 내 화차 부족 및 중국정부의 발차 제한조치로 인한 적체현상이 늘어남에 따라 물류 배송 지연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대책 마련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 31일 한국무역협회 화주사무국이 TCR 운송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TCR 화물적체관련 대책회의’에서 밝혀졌다.  

TCR(중국횡단철도)은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경유해 아시아~유럽 간을 연결하는 국제복합수송루트를 말한다.

A운송업체 관계자는 “평소 한국에서 카자흐스탄까지 약 25일이 소요됐는데 현재는 60일에서 최대 90일까지 지연되고 있다”며 “최근 중국의 발차 제한조치로 인해 적체현상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협회 화주사무국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들은 TCR을 이용하는 화물 물동량이 전년대비 150%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송할 카자흐스탄 내 화차의 증가가 크지 않았으며, 또 올해 초 국경지대에서 물건을 옮기는 크레인 중 일부가 고장 나는 사태로 인해 적체현상이 심각해진 것”이라고 분석하며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는 화차 1200대를 증편하는 등 대책마련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물적체현상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발차지연으로 인한 운송업체의 운임문제다.

협회에 따르면 중국 철도청이 8월 1일부터 연운항과 청도에서 발차하는 화물에 대한 운임 할인제도를 폐지함에 따라 지난 6월과 7월에 발차 지연된 화물 역시 최근 인상된 요금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TCR 활성화를 위해 정상운임의 30% 할인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회의에 참석한 B운송업체 관계자는 “운임인상조치 이전의 화물들은 할인요금으로 화주업체와 계약이 체결됐는데 지금에 와서 정상요금을 내라고 하면 그 피해는 그대로 운송업체에게 돌아오게 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이번 조치에 따른 운임인상에 대해 화주업체와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적은 물량의 경우 금액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지만 많은 물량의 경우 협의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협회 관계자는 “우선 화주업체들을 대상으로 피해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현재 국토부 및 유관기관을 통해 중국 철도청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법 등 다각도의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