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산업성이 최근 자국 문화상품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쿨 재팬 해외전개 지원사업’을 발표해 눈길을 끕니다. 주요 내용은 유통, 음식, 문화콘텐츠, 패션 등 12개 분야를 지정해 8개국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일본의 문화 브랜드를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동북 대지진 이후 번지고 있는 일본 제품에 대한 불신감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올해는 약 7억 엔을 투자하고 2015년까지 계속 지원할 예정인데, 대상국가에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과 더불어 유명 브랜드의 본고장인 구미 지역도 포함돼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애니메이션 공동 제작 등을 통해 캐릭터 상품 등 소비재 시장을 개척하고 중국에서는 일본의 유명 연예인을 동원해 ‘메이드 인 재팬’을 홍보할 계획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젊은 크리에이터가 일본의 디자인 상품을 선정해 파리에서 판로를 개척하고 브라질에서는 일본 상품의 안테나 매장을 설치하며 미국에서는 쌀, 소바 등 일본 특유의 식재료와 조리기구를 일본 문화와 함께 소개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규슈의 농어촌과 한국 내 도시 간 교류를 추진하는 한편 특산품 판매전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본 정부는 국가별로 대형 문화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가을 중 일본 애니메이션 전시회를 열고 이탈리아와 인도에서는 2012년 1월과 3월에 일본 패션위크 추진기구(JFW)가 ‘도쿄 컬렉션’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일본의 꿈은 원대합니다. 오는 2020년이면 세계 문화산업 시장이 현재의 2배인 900조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8조~11조 엔을 차지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이런 계획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한류가 유럽으로까지 퍼져 나가는 시점에 나왔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열도에서도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류가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고 자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일본 역시 자국 문화의 적극적인 지원과 홍보 프로젝트를 통해 관련 산업의 해외진출은 물론 대지진 이후 달라진 자국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세계 문화시장에서 한-일 간 격돌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따라서 우리 업계와 정부도 일본 기업들의 막대한 물량공세와 상대적으로 유리한 이미지 등에 기죽지 말고 한 발 앞선 전략을 마련하는 일에 착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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