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디폴트 우려로 약달러가 계속되면서 일본 엔화의 초강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75.95엔으로 기존 전후 최고치인 76.25엔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본 내부에서는 엔고에 따른 수출 감소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감소도 각오해야 한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 미국 등 해외경기 위축과 엔고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큰 악재인데, 해외수요가 1% 감소하면 일본 수출은 0.4%, GDP는 0.1%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산업별로는 명암이 엇갈리는데, 그 내용을 오사카 KBC가 알려왔다.
 
○ 자동차 산업, ‘버티기에 한계’ 한목소리=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개별 기업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부분 비용절감과 해외 생산 및 판매를 통해 달러당 80엔에서도 이익이 나오는 체질이 됐지만, 수출 채산성 악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달러당 77엔 수준을 견딜 수 있는 기업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평인데, 수입부품 사용 확대, 해외투자 등의 대안도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당장의 해결책은 아니다. 생산시설의 해외이전 외에 대안이 없는 것이 일본 자동차 업계의 현실이다.

○ 기계 산업, 높아지는 해외비율=대부분의 기계 제조업체들은 해외 생산과 부품조달을 통해 환율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 중이다. 호야는 엔고로 올해 4~6월 매출이 16억 엔, 세전 이익이 6억 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림푸스는 엔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2014년부터 해외생산 비중을 2009년 대비 10%p 증가한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고급 하이테크 제품들은 해외조달 확대가 어려워 해외생산으로의 전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철강, 수출입 가격차로 상쇄=철강 업체들은 원료인 철광석과 석탄을 해외에서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어 엔고가 되면 원료비 하락효과가 있다. 그러나 국내 주요 고객인 제조업이 해외로 이전할 경우 국내시장 불안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 전자, 해외 및 국내생산 품목별로 희비=TV(소니 등) 등 주요 제품의 해외생산이 대부분인 경우 엔고에 따른 손익이 거의 없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캐논 등) 등 국내생산에 의존하는 품목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반면 해외사업 비율을 높이기 위해 최근 스위스의 랜디스 기어 인수를 추진 중인 도시바는 엔고로 재미를 볼 전망이다.

○ 전력산업, 화력발전소 추가 가동에 따른 연료조달에 유리=액화천연가스 등 해외 자원개발을 위한 기업인수 등에는 엔고가 유리하게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