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행진 10만에 깨져
 
한·EU FTA 발효 전 많은 연구기관들이 EU와의 FTA가 발효되면 연평균 3억6000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전망했지만 FTA 발효 첫 달인 7월 對EU 무역수지가 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EU와의 교역에서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지난 16일 관세청이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 확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과의 교역에서 수출은 42억2000만 달러, 수입은 44억1300만 달러로 집계돼 1억93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흑자 행진 기록이 깨졌다. 지난해 EU와의 무역수지는 1억7520만 달러 흑자였다. 무역수지 흑자 행진이 멈춘 이유는 수출이 15.3%나 급감한 반면 수입이 36.7%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유럽지역 최대 수출품목인 선박은 지난해 동기대비 수출액이 -71.2% 줄었고, 반도체(-47.6%), 액정디바이스(-44.8%), 가전제품(-10.7%) 등의 주력 품목들도 수출규모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반면 승용차(93.8%), 석유제품(70.2%), 철강(35.5%), 자동차부품(15.5%) 등의 일부품목은 FTA 발효 이후 수출이 증가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경제 위기로 수출이 줄어드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수입이 30% 이상 급증한 것은 한·EU FTA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입이 급증한 품목은 관세 인하 효과가 큰 자동차·돼지고기와 치즈·가금류 등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