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물가 관리보다 대외 위기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시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지난 6월 연 3.25%로 인상한 후 두달 연속 동결키로 했다.

금리동결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우려의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이 대외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진 탓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불안이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어서 전문가들은 연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는 금리동결 배경으로 “주요국 경기의 둔화지속 가능성, 유럽 지역의 국가채무 문제 확산,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이 하방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 위험요인의 영향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전까지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가 7개월 연속 물가안정목표범위인 4%를 넘어서는 등 물가압력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이후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금리동결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였고 한은도 시장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김 총재는 향후 물가 목표 수정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지난달 발표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4.0%를 수정할 의향이 없고 그럴 단계도 아니다”며 “물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원인중 하나가 원유인데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김 총재는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원화 절상시 수입물가가 떨어져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환율정책이 특정목적을 위해 쓰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