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탈리아 앞질러 ‘유럽 최고’
 
글로벌 경제위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프랑스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열기는 여전해 프랑스 경제 회복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쇼핑 및 면세 서비스 전문기업인 글로벌 블루가 최근 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프랑스 내 면세품 판매액은 22억 유로로 전년 대비 무려 35%나 증가했다. 또한 올 1분기 중에는 판매액이 28%, 구매 건수는 25%가 각각 늘어났다. 이런 흐름은 2008년의 경우 전년 대비 6.7%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프랑스의 관광산업만큼은 경제위기를 벗어난 것처럼 해석될 정도다.

경제위기 외에도 올해 일본과 아랍 세계를 덮친 주요 사건들로 인해 해당 지역 여행을 계획하던 관광객 중 상당수가 행선지를 프랑스로 바꾼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그룹은 브라질 여행객들로 전년 대비 53%나 증가, 처음으로 미국을 앞질렀다.

프랑스에서 관광과 쇼핑을 즐기는 외국인은 대부분 자국에서 중산층 이상으로 분류되며, 관광뿐 아니라 일반 소비재 구매도 열심이다.

글로벌 블루 측 조사로는 외국인 구매의 절반가량이 중국(16%), 브라질(6%), 일본(9%), 러시아(10%), 미국(6%) 등 5개국 출신 여행객들로 채워졌다. 이 중 중국과 브라질 관광객이 단연 선두였는데, 2009년과 2010년 사이에 중국 관광객의 구매는 60% 증가했고, 브라질 관광객 또한 56%의 급증세를 기록하면서 쇼핑계의 신흥 강국으로 떠올랐다. 러시아와 미국은 각각 34%와 17%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2001년 일본과 미국이 외국인 소비의 대부분인 45%를 차지했다면, 이제는 중국, 브라질, 러시아가 이들을 대신하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 관광객의 비율은 15%로 떨어졌다.

특히 영국, 이탈리아, 미국 등 다른 쇼핑 강국과의 경쟁에서 프랑스가 앞서 나가면서 파리에 있는 대형 백화점과 아웃렛 매장은 어느 때보다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다.

파리의 경우 프랑스 내 외국인 관광객 소비의 76%를 차지하면서 명실상부한 쇼핑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파리의 대표거리인 샹젤리제의 유동인구 9000만~1억 명의 4분의 1은 외국인 관광객들이며, 시내에 있는 대형 백화점뿐 아니라 수년 전 교외에 오픈한 대형 아웃렛 매장도 이제는 외국인들로 북적대고 있다.

파리의 쇼핑거리로 알려진 오스만 거리에 있는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매출의 절반 역시 외국인들의 올려주고 있다. 2010년 이 백화점의 매출 증가율은 24%로, 같은 기간 지방 소재 70여 개 상점의 매출 증가율 5%와 큰 대조를 보였다. 갤러리 라파예트 바로 옆에 있는 쁘렝땅 백화점 역시 두 자리대 매출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10년 외국인 고객의 프랑스 내 건당 평균 지출액은 전년 대비 6% 상승한 930유로로, 100유로인 프랑스인의 9배가 넘었다. 증가율 선두는 단연 중국 관광객으로, 지난 5년간 78%나 됐다. 미국은 14%, 일본과 브라질 관광객은 각각 1%와 2%에 그쳤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 프랑스로 건너온 대형 아웃렛 매장 역시 외국인들의 러시로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다.

파리 KBC 관계자는 “일부 관광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일요일 상점 영업이 규제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증가는 일요일 영업이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면서 “이럴 경우 프랑스인들의 소비 진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