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로보험 면제협정 부담 줄어
주재원 7만명 둔 日, 자국정부 원망
  
이달 1일부터 발효된 중국 사회보험법이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에 진출한 외자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10일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발표한 ‘중국내 취업 외국인의 사회보험 가입 잠정규칙(의견 수렴안)’의 공개의견 수렴절차가 마감된 가운데 아직 시행세칙과 시행일이 확정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정책의 전격 실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KOTRA 칭다오 한국기업투자진출지원센터 이평복 고문은 “사회보험법 개정을 통해 내국인에게 모두 사회보험에 가입하도록 규정을 강화하면서 외국인의 보험가입을 의무화하지 않을 경우 내국인의 인건비만 높아지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내국인의 일자리를 외국인이 잠식할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실정에서 외국인의 사회보험 의무화를 통한 양로보험기금의 확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한국의 경우 이미 2003년 중국과 양로보험-국민연금의 상호 면제협정을 체결했기 때문에 사회보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로보험(기업부담 22%, 근로자부담 8%)을 면제받을 수 있지만,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외자기업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일본의 경우 아직까지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여서 중국 전역에 약 7만 명에 달하는 주재원의 보험료 부담문제가 불거져 자국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성토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일부 기업은 한국인 비율이 높아 일반 직원의 사회보험금 부담금 상승과 더불어 부담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로보험을 면제받더라도 실업보험, 의료보험, 공상보험, 출산보험 중 개인 부담비율 3%, 회사 부담이 15%에 달해 일정 부분의 인건비 추가 발생이 불가피하다.

상하이를 기준으로 한국인 주재원이 월 임금 1만2000위안을 신고해 상한선인 1만1,688위안이 납부기수로 정해질 경우 기업이 부담하게 되는 사회보험금은 4324.56위안이고, 개인 부담은 1,285.68위안이다. 여기서 양로보험이 빠지면 기업 부담액이 1636.32위안, 개인 부담액은 350.64위안이다.

또 양로보험 면제와 관련해 한가지 유의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양로보험을 면제받기 위해 한국에서의 국민연금 납부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한국 내 임금소득이 노출된다면 중국에서 개인소득세 납부 문제가 걸릴 수도 있다.

중국 관련 소득세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5년 이상 거주할 경우 무제한 납세 의무자로 분류돼 중국 국내외 모든 소득에 대해 개인 소득세를 내야 한다. ‘5년 이상 거주’라 함은 1개 납세연도 내에 1회 출국일수가 30일 미만이거나 또는 연간 출국 누적일수가 90일 미만의 상태로 연속 5년 중국에 거주한 형태를 말한다.

현재 관계 부서에서는 외국인 사회보험법의 효력 발생 전에는 미가입에 대한 규제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입 의무화는 확실시 되고 있어 이에 따른 기업들의 적극적인 준비와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법무법인 지평지성 최정식 변호사는 “일부 한국 기업들은 이미 한국에서의 지출을 최소화시키고 주재원 임금 등을 현지법인을 통해 지급하고 있다”면서 “갈수록 많은 기업들이 중국 주재원 파견을 줄이거나 현지 채용 등의 전략을 구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