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입 목제품 유해물질 제한 대폭 강화
가격과 대량생산을 무기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이 건강과 환경을 중시하는 최근의 추세 앞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시장들이 환경호르몬 배출 관련 기준을 까다롭게 손질하면서 중국의 주요 수출길이 좁아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중국 자체적으로도 환경 및 인체 유해물질의 생산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기는 하다. 유아용 완구제품은 관련 인증마크 획득을 의무화하고, 미획득 업체에 대해서는 고액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얼마 전에는 거주지와 500m 이상 거리를 두지 않은 납축전지 및 중금속 관련 생산업체에 대해 생산 중지를 명령했다.
이와 관련, 칭다오 KBC 측은 “중국 정부는 이러한 각종 관리감독 강화조치를 통해 국내 유해물질 생산업체의 도태와 이를 통한 산업체질 강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주요 제품의 미국과 EU 수출도 타격받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 당황해하는 중국 젖병 메이커들=지난달부터 중국 위생부를 비롯한 6개 정부 부문은 비스페놀 A를 사용한 유아용 식품용기(젖병 포함)의 생산 및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비스페놀 A는 내분비계장애를 비롯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또 9월 1일부터는 비스페놀 A가 함유된 유아용 식품용기의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다. 3개월이 업무상 정리를 위해 중국 기업에게 주어진 시간인 것이다.
이에 앞선 지난 3월 EU는 역내 플라스틱 젖병에 대해 비스페놀 A의 사용을 금지하도록 했으며, 6월부터는 해당 제품의 수입과 시장유통을 모두 막았다. 한국 역시 비스페놀 A의 인체 유해 가능성을 공식 발표하고 2012년부터 비스페놀 A가 함유된 유아용 젖병의 제조 및 수입판매를 제한할 계획이다.
비스페놀 A가 다량 함유된 PC 소재 젖병을 생산해온 중국 업체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국 닝보시의 경우 지난해 EU에 대한 유아용 젖병 수출액은 총 1억 위안에 달했으나, EU의 대책이 발표된 이후 오더가 전멸하다시피 했다. 관련 업계는 비스페놀 A를 대체할 화학품을 찾지 못한 상태로, EU 같은 큰 시장을 잃어버리는 동시에 자국 소비자들로부터도 외면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 중국 가구업계, 미국시장 진출 비상=미국은 이달부터 모든 목제품이 방출하는 포름알데히드 허용수치를 대폭 낮췄다. 파티클보드(PB)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kg당 0.09mg으로 제한한 것이다. 이는 EU의 90mg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중국의 목재 생산업체와 가구업계는 이 기준이 중국을 비롯한 다른 주요국이 시행하는 기준의 1000배에 가까운 수치라며 반발하면서도 목재제품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엄격해진 기준에 맞추려면 고급 목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생산비가 20% 가량 올라간다. 현재 중국 가구업계의 수익률이 매출 대비 40%라고 할 때 각 기업의 이윤이 반토막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로 남방 지역인 저쟝성에 집중돼 있는 중국 가구업계는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임금 인상, 위안화 가치 절상에 더해 수출오더마저 감소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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