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사 ‘빅3’로 불리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의 올 1분기 영업실적이 모두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2분기 실적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대비 14.4% 증가한 2조20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증가로 1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상선도 1조7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2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STX팬오션 역시 1조3000억원의 매출 속에서 역시 41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와 관련, 한진해운 관계자는 “대부분의 해운사들이 적자를 기록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유가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한진해운 역시 컨테이너선이 대부분의 항로에서 물동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항로의 공급 증대에 따른 운임하락 및 고유가 지속에 따른 유루비 및 물류비용의 증가로 인해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t당 460달러이던 선박용 벙커C유 평균가격이 올해 1분기 평균 600달러까지 상승함에 따라 업체별 매출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안팎에서 25~3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2분기 실적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유가의 경우 지난 4월 25일 선박용 벙커C유 t당 가격이 680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이래 조금씩이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고점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긴축정책과 일본의 관련 산업 위축으로 철강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이미 시황 악화에 따른 운임 하락으로 국내 ‘빅4’로 불렸던 대한해운을 비롯한 삼호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중소 벌크선사들의 폐업이 잇따르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또 하나의 악재로 다가올 수 있다. 

다만 국내 주요선사들이 현재 미주항로 정기운임 인상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해운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현재 1300여개 개별화주와의 가격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인상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운임인상이 불가피한 현재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무난하게 운임 인상이 결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위기다.

더불어 이들 업체들은 지속적인 비용절감 등의 노력을 통한 수지방어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당분간 고유가 지속 및 신조 공급량 증대에 따른 영업수지 둔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비용절감은 물론 경영의 불확실한 요인에 대한 위기관리를 강화해 수지 보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 역시 “영업 최우선주의와 고객 최우선주의로 영업력을 강화하는 한편 TCR(Total Cost Reduction)을 통한 비용절감 노력 등 시황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