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요즘 물가와 더불어 급격한 인건비 상승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륙지역인 충칭의 경우 전년 대비 28%의 높은 인건비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저장성이 19%를 나타내는 등 대다수 지역이 20% 안팎의 높은 임금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은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가장 큰 영향권 안에 든 나라 중에 미국도 포함될 것 같습니다. 비록 양국 경제의 연관관계가 당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질지 몰라도 무역·투자분야에서만큼은 무척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미국 물가가 뛸 수밖에 없습니다. 향후 5년 간 중국 인건비는 8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가격인상을 불러와 중국산 생필품이 많은 미국의 소비자 물가를 밀어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저임금 국가의 인건비 상승은 미국 제조업의 유턴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도 낳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건설 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러는 지난해 미국 텍사스 주에 유압 굴삭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는데, 공장이 준공되면 약 500명의 종업원이 새로 일자리를 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캐터필러가 텍사스에 공장을 짓는 이유는 항구 접근성이 뛰어나고 운송이 유리하며 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앞서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생산하는 NCR은 2009년 비용 절감과 내부협력 강화, 운송기간 단축을 위해 역시 신규 공장을 미국 조지아 주에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장난감 업체인 왬-오는 중국과 멕시코에 있는 생산라인의 절반을 미국으로 이전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중국의 인건비 상승이 자국 제조업 부흥의 호기라고 판단, 세제혜택, 공장부지 제공 등 다양한 인센티브로 미국 기업들의 귀환을 반기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오는 2015년이 되면 저비용 국가의 비용 상승과 미국의 생산성 향상으로 미국의 많은 제조업체들이 본국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더 이득일 것”이라고 밝혔고, 미 상공회의소 소장은 “임금 상승으로 중국의 저임금의 장점이 향후 5년 안에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생산비용 한 가지 측면에서 중국을 판단하는 것이 옳은지는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좀 더 시간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비록 인건비가 뛰고는 있지만,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 데다 대규모 내수시장까지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을 투자대상 내지 생산기지로만 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