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크게 침체됐던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최근 대형 M&A 제안이 연이어 발표되는 등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지난달 초까지 글로벌 M&A 규모는 7841억 달러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같은 기간의 1조1000억 달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목할 것은 과거 글로벌 M&A 시장을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주도했다면, 금융위기 이후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기업들이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M&A 최근 동향과 내용을 뉴욕 KBC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 최근 동향=경제위기 이후 크게 위축됐던 글로벌 M&A 시장의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M&A 전문기관인 미국의 딜로직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 4일까지 발표된 전 세계 M&A 규모는 7841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6379억 달러 대비 22.9%가 증가했다.

글로벌 M&A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향후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 확산, 기업들의 현금보유 증가, 저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비용 하락 등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 지역 기업들의 외환 보유액은 2조4000억 달러에 달하며,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 정책 지속으로 현재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 2007년 말부터 시작된 경제위기로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경기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에 따라 분출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주식 가치를 올려보려는 주주들의 압력도 글로벌 M&A 시장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 최근 대형 M&A 사례=지난달 초 미국의 반도체칩 생산업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는 65억 달러를 투자해 경쟁업체인 내셔널 세미컨덕터의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TI는 주당 25달러에 상대 회사의 주식을 매입키로 합의했는데, 이는 시장 거래가보다 80% 높다. 2010년 기준 두 회사의 세계 반도체칩 시장 점유율은 TI 14%, 내셔널 세미컨덕터 3%다.
또 중국의 최대 광산 트레이딩 업체인 차이나 민메털즈는 토론토 주식거래소 상장업체인 이퀴녹스의 주식을 주당 7캐나다달러에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총 인수금액은 65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M&A는 중국의 역대 해외 M&A 중 4번째로 큰 규모다.

미국 나스닥의 OMX 그룹은 최근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와 함께 113억 달러를 투자해 뉴욕증시 상장업체인 유로넥스트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도이치 보스 그룹이 유로넥스트를 인수하려다가 관계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밖에 일본 금속 기업들의 컨소시엄은 7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켄터키에 있는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아크로 알루미늄을 인수했다.
 
□ 글로벌 M&A 플레이어의 변화=과거 글로벌 M&A는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주도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신흥시장 소재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2010년 글로벌 M&A의 1/3에 신흥시장 기업들이 연관돼 있었으며, 올해 들어 현재까지 신흥시장 기업들의 M&A 금액은 21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데, 규모 면에서 중국은 미국, 영국에 이어 3위로 부상했다. 중국은 안정적인 자원 확보 및 선진기업으로부터의 기술 이전을 위해 막대한 외환 보유고를 바탕으로 해외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주요 분야는 원유 및 가스·광산·화학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