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자본이 막강한 현금을 동원하여 뉴욕의 대형 상업용 빌딩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미국에서 영향력 확대를 본격화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주 보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행은 최근 뉴욕 콜럼버스써클 인근의 26층 규모 오피스타워 빌딩에 대해 2억5000만 달러 이상의 리파이낸싱(재금융) 자금 대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뉴욕시의 최대 오피스빌딩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SL그린과 부동산 개발자 조셉 모이니언 간의 투자 파트너십에 중국은행이 자금을 리파이낸싱 방식으로 융자해 주는 형태다.

중국자본의 미국 부동산 시장 공습은 이전부터 활발하게 진행됐다.

지난 해 중국은행은 뉴욕시 파크애비뉴의 브룩필드 오피스 프로퍼티스에 대해 8억 달러의 자금 대출을 실행했다.

이같은 규모는 최근 경기 침체 이후 단일 사업자에 의한 대출로는 최대 규모다.

같은 해 6월에는 공상은행이 뉴욕 맨해튼 도심 27층 규모 상업용 오피스 빌딩에 대해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실행한 바 있다.

중국은행과 공상은행은 중국 정부가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중국 정부의 관리하에 있다.

중국 당국은 미국 뉴욕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하락했기 때문에 대출로 인한 리스크 부담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사모펀드 칼라일그룹과 공동으로 소유한 사무용 빌딩의 재금융에 나섰다.

당시 언론은 3000억 달러 규모의 자본을 소유하고 있는 CIC가 뉴욕 매디슨 애비뉴의 27층 빌딩에 대한 의결권 없는 주식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도 외화자산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위해 해외 투자 확대를 촉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시의 대형 부동산이 자금문제가 발생할 경우 채권자가 유리한 조건으로 이를 인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국계 자금의 영향력 확대는 현지 부동산 및 금융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미국 부동산시장 역시 중국의 공격적 행보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9월 기준 3조2000억 달러 규모인 미국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1조 달러 이상의 자본이 추가로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투자기관 KB&W는 중국으로부터의 투자 규모가 연간 7배 이상 증가한 것이 미국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얼캐피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간 중국 자본은 약 1억2700만 달러에 달한다. 2009년에는 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