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항만 마비돼 통관업무 중단
은행들도 영업중단 송금 등 마비
주재원 철수_공장 가동중단 속출
 
이집트 사태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 피해가 본격 시작됐다. 현지 항만이 마비돼 통관업무가 중단됐을 뿐만 아니라 은행들도 영업을 중단해 송금 등이 원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철수를 시작했다.

KOTRA에 따르면 이번 이집트 소요사태가 한 달 동안 지속될 경우 예정된 이달 수출금액(3억 달러)의 약 80％인 2억4000만 달러 상당의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은행이나 항만 서비스 차질뿐 아니라 수입심리 위축, 주요 바이어들의 해외 자본 유출 등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한국산 수입바이어 가운데 기계·건설중장비를 수입해온 한 업체는 이번 이집트 시위로 올 1분기 대한 수입 규모를 25만 달러에서 10만 달러 이하로 낮췄다. 또 다른 자동차부품 수입업체는 반정부 시위로 정상영업이 불가능하자 지난 1주일 동안 상점의 99％를 폐쇄해 이달 중에는 추가로 한국산 자동차 부품 수입이 어려울 전망이다.

또 현지 은행들은 오는 6일부터 한시적으로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기업이나 법인체의 현금인출과 해외송금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집트 주요 항만관리소 직원들은 출근하지 않아 수입물품에 대한 통관업무가 중단됐다. 특히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각각 이용하는 알렉산드리아 항구와 포트 사이드 항구 모두 통관이 불가능하다.

6일 현재 이집트에 진출한 한국기업24개사 가운데 19개사 170명의 직원 등이 출국을 마쳤고 LG전자,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동일방직, 한산실업 등 5개사 30여명이 잔류, 향후 추이에 따라 별도의 대응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지 사무소와 공장 등의 업무 중단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편, KOTRA는 이집트 시위 확산 등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중동-북아프리카 비상상황반'을 가동 중이다. 비상상황반은 코트라 정보컨설팅본부장을 반장으로 하고, 중동아프리카 지역 14개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 센터장을 반원으로 하여 일일보고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튀니지에서 시작된 정정불안이 이집트에 이어 중동-북아프리카 주변국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여 원유수입과 운송·수출 등 이 지역과 거래하는 우리 업계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돼 비상상황반을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