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때문에 미국으로 쇼핑 가는 캐나다인들

최근 캐나다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경 너머 쇼핑’(Cross-border Shopping)에 나서는 캐나다인이 늘고 있다.

캐나다인의 90%가 미국 국경에서 160km 안에 살고 있는데, 캐나다 환율이 강세를 보일 때면 이들은 으레 국경을 넘어 쇼핑에 나서곤 했다. 환율이 미국과 1대1을 기록하는 등 초강세를 보였던 2007년 캐나다인의 국경을 넘은 쇼핑액수는 무려 150억 캐나다달러에 달했다.

요즘 들어서는 캐나다화 강세를 틈타 자동차처럼 액수가 큰 내구제 쇼핑을 위해 미국을 찾는 캐나다인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생산돼 양국에서 판매되는 2010년형 렉서스 350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SUV)은 캐나다에서 4만6900캐나다달러에 판매되지만 미국에서는 3만8381캐나다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올 1~7월 중 캐나다의 대미 신차 및 중고차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65%나 증가한 10만1751대로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기록은 2008년의 23만9929대였다.

토론토 KBC 측은 “미국에서 차를 사면 서비스 받기가 어렵고 관세와 부대비용이 추가되며 현금으로 구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고급차일수록 가격차가 더욱 크기 때문에 캐나다인의 미국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캐나다인의 미국 자동차 구입은 캐나다화가 미 달러와 가치가 같아진 2003년과 2007년 하반기에도 나타난 바 있다.

환율과 함께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는 것도 ‘국경 너머 쇼핑’에 일조하고 있다. 2006년부터 온라인 구매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캐나다 구매자는 10%에서 86%로 급증했는데, 직접 건너갈 필요 없이 클릭 한번으로 미국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온라인 쇼핑업계는 ‘국경 너머 쇼핑’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대 고객 소통은 물론 미국 시장 트렌드와 가격동향 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이밖에 캐나다가 미국에 비해 영토는 훨씬 넓지만 인구는 15%에 불과해 같은 제품이라도 운송비는 더 들고 수요는 더 적어 물건 값이 비쌀 수박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국경 너머 쇼핑’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