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한류 등 국가이미지 제고에 따른 현상

중동과 중남미 지역 등 신흥시장에서 한국산 소비재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관세청이 처음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상품의 부문별 수출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9월까지 소비재 수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17.3% 증가한 620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재가 자본재 및 원자재보다 부가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국가이미지 제고와 직결되는 중요한 수출상품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선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체 수출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의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17% 이상의 소비재 수출 증가세를 이뤘다는 것은 중동과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의 활약을 엿볼 수 있다.

1억 달러 이상 소비재 수출국가도 56개국에서 61개국으로 증가함에 따라 소비재 교역 무역수지도 전년 동기대비 9% 증가한 29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편, 전체 수출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9월까지 16.9% 감소하는 등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진국 경기침체로 소비재 수출 증가가 더딘 반면 반도체와 선박 등 자본재 수출 증가세가 컸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역별 소비재 수출 동향 =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소비재 수출은 중동·중남미 등 개도국 시장에서 주도한 모습을 보인다.

중동지역의 경우 이라크에 161% 증가한 5억3000달러의 소비재를 수출한 것을 비롯해 레바논 124%, 오만과 시리아 각 80%, 바레인 61%, 터키 52%, 쿠웨이트 48%, UAE 41%, 사우디 29% 등으로 증가했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페루에 117% 증가한 2억3000달러를 수출한 것을 비롯해 파라과이 189%, 아르헨티나 96%, 콜롬비아 91%, 브라질 74%, 에콰도르 73%, 칠레 47%, 멕시코 49% 등 이 지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우크라이나에 123% 증가한 2억4000달러를 수출했으며, 우즈베키스탄(68%), 카자흐스탄(64%)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1억 달러 이상의 소비재 수출 국가들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한 12개국 중 절반 이상이 유럽지역일 만큼 수출비중이 높은 북미·유럽지역에 대한 소비재 수출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또한 27% 증가를 보인 아프리카의 경우 남아공 등 상위 3개국 비중이 약 80%를 차지하는 등 특정국가 편중다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소비재 수출 동향 = 소비재 수출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승용차(36.5%), 휴대전화(20.1%), 가전제품(17.4%) 등 내구소비재 제품에 편중된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승용차 수출 증가율은 중남미가 90%로 가장 높고 그 뒤를 아시아(77%), 유럽(56%), 중동(48%) 순으로 이어졌으며, TV의 경우 중동(74%), 아시아(65%), 중남미(51%), 아프리카(36%) 등에서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경기회복이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신흥시장 수출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휴대전화는 중동과 중남미 지역에서 소폭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한 모습이다.

한편 비내구소비재 중에서는 담배가 아시아를 제외한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했으며, 과즙음료를 중심으로 한 음료는 중동, 중남미 등 열대지역, 통조림용은 중남미 지역, 냉동어류는 일본 등 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이처럼 중동·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소비재 수출이 급증한 것은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드라마의 방영과 스포츠에서의 선전 등으로 한국의 국가이미지가 제고돼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한 결과라는 분석이 크다.

관세청 관계자는 “소비재 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고급화를 통한 부가가치를 높일 여지가 커 수출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신흥시장의 성장세에 비추어 볼 때 올해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신흥시장에 대한 소비재 수출은 높은 증가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에 치중된 품목을 의류, 화장품, 식품 등 비내구소비재로 다양화시키는 한편 전통 선진시장에는 고급화 전략을, 신흥시장에는 저가 전략 등 시장별 차별화 전략 등을 펼쳐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