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였던 러시아 화장품 시장이 경기 회복기를 맞아 실속형 제품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러시아 화장품 시장은 지난해 경기 하락기에도 2~3% 성장하는 등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판매량이 소폭 하락세를 보였으나 2009년 2분기 이후부터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고가품 판매가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저가제품 수요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러시아의 화장품 시장은 약 90억 달러 규모이며, 이 가운데 향수제품이 20억 달러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채널별로는 직영 판매점 등을 통한 생산자 직판이 31억8000만 달러로 가장 크고, 화장품 전문 소매망, 대형 마트, 재래시장, 슈퍼마켓, 온라인 쇼핑이 뒤를 잇고 있다.

작년만 해도 화장품 업계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생산자 직판의 증가율이 가장 컸지만, 최근에는 전문 소매체인을 통한 판매가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조사 업체의 설문도 응답 여성의 81.3%가 전문 체인점을 통한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접근성과 제품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편, 러시아 화장품 체인점들은 그간의 고가품 일변도의 정책에서 탈피해 점차 중·저가 제품을 중시하는 쪽으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방 초기인 1990년대에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정 형편과 관계없이 프랑스제 향수 1개씩은 보유했을 정도로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와 구매력이 높았지만, 경기악화에 따른 구매력 하락과 다양한 제품의 출시로 그간의 소비 트렌드가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